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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그래도,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

등록일 2019년06월12일 09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민정연 꽃다지 기획자

 


 

1996년 2월 5일, 민중가요책 ‘희망의 노래’를 편집한 이은진(당시 꽃다지 대표)과 출판, 유통자인 민맥출판사 대표 원용호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희망의 노래’ 시리즈 4권에 실린 노래 ‘갈 거야’ 등 37곡이 반국가 단체를 찬양 고무하였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노래들은 통일의 염원을 담은 노래였을 뿐임에도 북한을 찬양한 노래라고 억지 주장을 하였습니다. 기획자와 유통자만을 구속한 것은 유통의 고리 자체를 잘라버리려는 문화통제정책의 일환이었습니다.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민족예술인 총연합을 중심으로 ‘예술활동 탄압하는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문화예술인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대표가 구속된 꽃다지를 중심으로 예술인들은 음향 보따리를 싸 들고 탑골 공원에서 석방을 촉구하며 무기한 거리공연에 나섰습니다. 수많은 예술인과 사회단체가 동참했습니다. 두 달 여 매일 공연을 이어가고 있을 때 누군가가 쪽지 한 장을 전해주었습니다. 그 쪽지에는 ‘단 한 번일지라도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은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리’로 시작하는 시였습니다.

 

시가 전달된 배경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탑골 공원 앞의 석방 촉구 공연을 보고 정지원 시인이 시로 써서 안치환 가수에게 직접 작곡 의뢰했다는 소개가 종종 보입니다. 제가 선배들에게 전해 들은 내용은 좀 다릅니다. 정지원 시인이 PC통신방에 올려놓은 시를 석방 촉구 공연을 보러 온 꽃다지 팬이 전달했고, 그 시에 감동한 꽃다지가 친분 있던 안치환 가수에게 작곡을 의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탑골공원에서의 석방 촉구 공연이 없었다면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시가 꽃다지로 와서 노래가 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다는 게 중요하겠지요. 
 

꽃다지는 1996년 가을 콘서트에서 처음 이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안치환 가수가 작곡해 준 것을 좀 더 밝고 풍성한 합창곡으로 편곡하여 불렀습니다. 발표 초기에는 노동자 집회의 주요 레퍼토리는 아니었습니다. ‘단결투쟁가’, ‘가자 노동해방’ 등과 같은 전형적인 투쟁가를 주로 부르던 시절이어서 집회장에서는 간헐적으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 자리를 막론하고 당연히 부르는 노래가 된 것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말 자체가 가진 힘이 많이 작용한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1996년에도 폐지해야 한다고 했던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노동자는 지금도 ‘돈의 논리’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계속 함께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싸우기 때문이겠지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작사 : 정지원 / 작곡 : 안치환 / 노래 : 꽃다지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아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샌가 반짝이는 꽃씨를 심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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