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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대유위니아 사태’... 하루하루 힘들어

악질 범죄 임금체불,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한다

등록일 2024년06월10일 09시5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남승대 위니아딤채노조 위원장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이 738명의 임금과 퇴직금 398억 원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됐지만, 체불 임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 등 가전 3개사 직원 1700여 명의 임금체불액은 8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위니아는 (구)한라그룹계열 만도기계가 전신이며 위니아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딤채를 제조 판매하는 건실한 중견기업이었다. 주력 제품인 김치냉장고 딤채는 매년 시장점유율 40% 이상 차지하며 2019~21년도 3년간 영업이익은 1,131억 원에 달했다. 명실상부 김치냉장고부문 1위인 우수 전문기업이었다.

 

하지만 2022~23년도 2년간 무모한 투자와 부실 경영으로 23년 10월 법정관리(기업회생)에 들어가며 회생 이전 매각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체불 임금이 24년 4월 말 기준 250억 원에 달하고 있어 빠른 투자 유치마저 어렵다.

 

임금체불 끝판왕인 대유그룹 박영우 회장은 ㈜위니아를 대유그룹에 편입한 후 회사 쪼개기와 부실한 계열사에 부당한 자금지원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고가 미술품 매입, 초호화 별장 신축, 국내외 부동산 투기 등 박영우 일가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부풀렸다. 탐욕스런 묻지마식 경영으로 회사를 결국 법정관리에 이르게 했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도 ㈜위니아에서 10억 원을 횡령한 사실마저 드러나 결국 구속됐다.

 

▲ 서울 강남역 앞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대유위니아 노조

 

임금체불, 하루하루 힘들어...즉시 대응해야

 

정부는 5월 14일 고용·노동·약자보호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2조 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의 사회적 심각성을 언급하며 노동법원을 설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3년 11월 대유그룹 가전 3사의 임금체불액이 700억 원이 넘어갈 무렵에도 정부는 24만 명이 넘는 임금체불 피해자들이 받지 못한 돈이 1조 7천억 원이 넘는다며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변화된 것은 없다. 대유그룹 가전 3사의 임금체불액은 변제는커녕 지금도 더욱 증가해 800억 원대가 넘어가고 있다. 윤석열식 노사법치가 원칙과 공정성이라지만, 말로만 그치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노동법원이 진정한 노동 약자 지원에 나서기 바라지만, 임금체불 문제는 노동법 개정으로 벌금 등 사용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면 노동자 피해를 더욱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아쉽다. 현행법 개정이 없는 노동법원 제안으로 정작 임금체불 문제 해결은 시간만 지체되는 것이 아닌가 탄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기간에 우리의 피해 사실과 임금 변제 촉구를 위해 시청, 노동부, 국회에 수없이 찾아가 호소했다. 이어 11월 대통령과 주무장관이 임금체불에 엄중 대응하겠다는 뉴스를 접하며 희망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전혀 변화 없는 현재 상황을 보며 참 부끄럽고 바보 같아서 이는 쓰디쓴 헛웃음만 나온다.

 


▲ 4월 1일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임금체불 근절 공동신고센터 발족식’

 

약자 설움...하늘 아래 두 개의 세상인가

 

윤석열 정부 출범후 2년 동안 체불 임금이 최악인 상황이다. 사용자의 악질적 임금 절도범죄에 정부는 입만 열면 앵무새처럼 ‘엄중 조치’만 반복할 뿐 실제로는 너무나 관대하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임금체불의 끝판왕인 대유그룹 박영우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라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임금 체불은 피해노동자와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 관계까지도 파괴하는 악질 범죄다. 피해 노동자들은 체불 임금, 4대 보험 체납 등으로 금용권 대출조차 할 수 없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도 갚을 수가 없다. 자녀 교육마저 중단하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등 하루하루 생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

 

아직도 국내 1등 브랜드인 딤채를 살려보겠다며 재직자들은 주중에 근무하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로 이중고 생활 속에 버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박영우 회장은 작년 재계 최고의 연봉 161억을 챙겼다니 같은 하늘 아래 두 개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 같아 가슴이 쓰리고 분통이 터져 숨을 쉴 수가 없다.

 

임금체불 대응, 정부와 국회가 할 일

 

지난 4월 1일 한국노총은 “임금체불 신고센터”를 출범했다. 21대 국회에 제도적 대책이 시급한 민생 법안으로 임금체불 처벌 강화를 위한 입법 발의안을 여야 모두에 촉구했으나, 관련 법안은 폐기 위기이며 결국 22대 국회의 몫이 될 듯하다.

 

우리 노조는 5월 1일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박영우회장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았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포함해 7천 여 명 조합원이 참여했고, 우원식 의원, 이학영 의원, 이수진 의원 등 다수의 22대 국회의원들도 참여했다. 1만 2천 명의 탄원서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했다.

 

구속 중인 박영우 회장은 21대 국회에서 약속한 변제계획을 즉시 이행하고 임금을 지급해 피해노동자들에 정상적인 삶을 되돌려주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정부는 말뿐이 아니라 임금체불이 피해노동자의 삶 뿐 아니라 경제시스템을 파괴하는 반사회적, 반국가적 악질 범죄라는 점을 상기해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

관련 부처는 대유그룹 가전 3사 피해 노동자가 최소한의 가족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도록 생계대출금을 확대하고 대출이자 면제하는 등 실질적인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선 구제 대응방안을 수립, 실시해야 한다.

 

제22대 국회는 개원 즉시 상습적, 고의적 체불 임금 사용자를 강력하고 엄중히 처벌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정해야 한다. 노동법원 설립을 기다리고, 판결을 받고 시간만 보낼 수는 없다. 임금체불액이 수백억에 이르는데 처벌 벌금 3천만 원 한도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도벌금을 체불 금액 이상으로 확대하고, 미지급한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부과 등을 담은 입법 발의로 제2. 제3의 대유그룹 임금체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민생과 국민을 위한다는 22대 국회가 노동자의 애타는 심정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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