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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의 승리를 방관하지 않는 선(善)이 되기 위해

금융노조 새마을금고중앙회지부 집행부 3인 뉴니온 인터뷰

등록일 2023년11월15일 13시5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박주현 한국노총 조직본부 선임차장

 

Q. 지부 및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위원장은 [위] 부위원장은 [부] 사무국장은 [사]로 표현)

 


▲ (오른쪽부터) 김삼중 위원장, 고강일 사무국장, 강민규 부위원장
 

[사] 새마을금고중앙회지부는 금융노조의 40번째 지부로, 얼마 전 가입한 따끈따끈한 신생 지부입니다. 올해 7월 4일 설립했고, 초동 주체 5인으로 시작해 현재는 725명의 조합원(전 직원 약 1,200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고강일 대리로 8월 중순에 합류했습니다. 현재는 사측 부서 소속으로 노조 활동을 위해 부서 이동을 요청했으나, 아직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측과 노측을 오가게 된 상황인데요, 어쨌든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부] 저는 부위원장 강민규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지역 새마을금고의 인출 사태 등 위기가 왔을 때, 직원협의회(이하 직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조 설립 전에는 직협에서 위원장님이 회장, 제가 부회장을 맡고 있었거든요.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뜻을 모으게 됐습니다.

 

[위] 저는 위원장 김삼중입니다. 저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 2000년에 입사했어요. 여기가 제 첫 직장이자 동시에 마지막 직장이기도 한 셈이죠. 제가 노동조합 설립 당시 ‘선의 방관은 악의 승리를 꽃 피운다.’는 말이 참 와닿았어요. 직원들이 가끔 불법에 가까운 부당한 지시를 받는 등 많은 불합리함을 직면해도 힘이 없다 보니 저항하기가 힘듭니다. 일부가 저항해도 승진이 안되거나 지방 좌천 등 불이익을 받아요. 그런 상황을 보며 우리가 더는 방관자적 자세로 직장생활을 할 수 없다 싶었어요. 동시에 이건 삶의 자세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노조를 만들고 많은 사람이 응원해주고 동참해줘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제 시작이라 가야 할 길이 멀고, 또 쉽지가 않네요. 계획을 촘촘하게 잘 짜서 조합원이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동조합 운영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합니다.

 

Q. 어떤 동기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나?

 

▲ 새마을금고중앙회 건물 사진

 

[위] 1년 반 정도 직협을 하면서 활동상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그즈음에 새마을금고 및 중앙회 내‧외부적으로 사건, 사고들이 터지면서 중앙회 임직원이 기소되고, 뱅크런도 일어났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싶어서 노동조합을 만들게 됐습니다.

알아보니 90년도쯤 중앙회에 노조가 설립된 적이 있다 해서 당시 선배님을 직접 만나봤어요. 그분 말씀이 회사에서 직협을 지원하면서 노조를 무력화하니, 사람들이 탈퇴하면서 와해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직협의 탄생배경을 알고 나니, 더욱이 이 상태로 있을 수는 없다 싶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Q. 위원장, 부위원장님이 초기 설립부터 결합한 것과 달리 사무국장님은 후발대로 집행부로 참여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집행부 활동을 결심하게 됐는가?

 

▲ 새마을금고 캐릭터 앞에서 사진 찍는 집행부 3인(오른쪽부터 고강일 사무국장, 김삼중 위원장, 강민규 부위원장)

 

[사] 제가 급여팀 소속이긴 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서 노조에 가입했었거든요. 그러다 노조가 회장 퇴진 피켓시위를 한 적이 있어요. 구호 없이 현수막 들고 침묵시위 비슷하게 진행했는데, 당시 중앙회 분위기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그 집회를 응원하는 의미로 커피를 사드렸어요. 이후 두 분이 직협 사무실로 절 부르시더니 ‘혹시 사무국장 할 생각없냐’ 물으셨어요.

 

Q. 응원차 커피 주러 갔다가 물린 건가.(웃음)

 

[사] 맞습니다.(웃음) 당시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가서 하루 정도 고민을 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미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어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사실 부서 변경이 어찌 될지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일단 해보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할 일을 정해놓고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Q. 노조 설립하자마자 피켓시위를 진행하신거냐.

 

▲ 회장 사퇴 촉구 시위 모습

 

[위] 네, 당시 중앙회장이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중앙회 지도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로부터 회장이 직무 정지를 받아서 출근도 안 했어요. 회장이 이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의미에서 로비에 현수막 걸고 시위를 하게 됐습니다. 이후 전 회장이 버티고 버티다 10월 27일 자로 사임했고, 곧 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부] 저희가 회장 퇴진 운동을 하니까 사측에서 ‘사용자의 노무지휘권 존중해주고, 불법 부당 소지가 있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공문서를 보냈어요. 저희가 바로 노동 탄압이라고 입장문 표명했고, 이를 조합원들과 공유하면서 상급단체 가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졌어요. 결국, 회사 공문이 시발점이 돼서 한국노총 가입이 이뤄진 것이죠.

 

[사] 당시 상급단체 가입에 무려 98%가 동의해서 저도 놀랐어요. 의무금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대부분이 다 가입을 원하셨습니다.

 

Q. 과거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노조 탄압을 한 이력이 있는데, 요즘 중앙회의 노조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

 

[사] 지금은 경영 공백에 회장 선거가 있기도 해서, 사측이 노조를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 그렇지만 협조직이지는 않아요.

저희가 사측과 기본합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당사자들은 ‘나는 곧 있으면 그만둘 사람이니 다음 집행부에게 요구해라’ 식으로 시간을 미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회 회장을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투표하는데 이사장들이 대부분 보수적이라 노조를 싫어합니다. 근데 노조에 협력적인 태도를 보이면 공격의 대상이 될 거 같으니, 몸 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빈집털이면 뭘 털어야 하는데 털 게 없는 상황이네요.

 

[위] 저희가 기본합의로 사무실 제공, 교섭시간 유급 보장 등 아주 기본적인 세 가지를 요구했어요. 그런데 사측은 사용자측 부서로 임의분류한 많은 부서의 비직책자 직원, 그리고 직책자 이상을 일괄 제외하는 등 조합원 가입 범위 제한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실상 몇백 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제외하라는, 상당히 과한 요구라서 저희가 선뜻 받을 수가 없습니다.

 

[사] 그리고 저희가 업무 시간 중에 교섭을 진행하거든요. 교섭 관련해서 처음 논의할 때 사측이 교섭위원들에게 ‘무급 원칙’을 내세웠어요. 이걸로 옥신각신하다가 일단 교섭을 진행해야 하니 넘어가고 정신없어서 까먹고 있었는데, 이후 급여를 확인해보니 실제도 무급적용을 했더라고요.

 

Q. 그럼 사실상 현재 무급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면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씀이냐.

 

[사] 네. 퇴근 이후에 교섭하자 하니 사측이 그건 힘들다고 하고……. 이게 금액을 떠나 기분이 상당히 안 좋거든요. 그리고 진짜 양보해서 저희 세 명은 그냥 무급으로 한다 쳐도 간사, 서기로 교섭위원이 두 명 더 있습니다. 저희가 필요해서 부탁드린 분들이라 자기 시간 내서 오는 것만으로 감사한 데, 모두 무급 처리해버리니 문제가 크죠.
그리고 제가 실무 교섭에 참여하거든요. 제가 그때도 ‘이 시간도 저는 무급이 되나요?’라고 물으니 사측이 ‘엄밀히 따지면 그렇죠.’라고 대답하더라고요.

 

Q. 노조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이 문제가 시정돼야 할 것 같다. 또 지부에서 어떤 사안들을 중점에 두고 있는가?

 

▲ 금융노조 방문한 (왼)김삼중 위원장, (오)강민규 부위원장

 

[위] 노조가 막 생긴 것이라, 대의원, 운영위원 구성처럼 내부적으로 조직을 안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새마을금고에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 회장 외에도 관련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개선 작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부] 행안부 중심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영혁신 자문위원회가 구성돼서 다양한 혁신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직원들 의견 수렴해서 혁신안을 여럿 냈습니다. 사실상 반영이 많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이번 부패 사태를 막기 위해 제기한 ‘중앙회장 단임제’는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와 포부 부탁드린다.

 

[사] 저는 단기적으로 우선 단체협약 준비를 하면서, 조합원에게 유리한 안을 담고 또 사측과 적극적으로 협상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부] 중앙회는 지역 새마을금고의 지도 감독기관으로, 사실상 지역 새마을금고의 금융감독원이자 한국은행의 역할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지역 새마을금고가 제 기능을 하려면 중앙회가 바로 서야 합니다. 노조가 견제하고, 감시하며 함께 올바른 중앙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위] 조직 내 많은 부당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직원 개별적으로 주인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힘들을 모아서 변화를 만들고, 조직문화를 안정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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