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뉴니온] “노동조합을 통해 갓(GOD)템코로 다시 태어나다”

금속노련 스템코노동조합 이정해 위원장, 이상형 수석부위원장, 이재균 사무국장

등록일 2021년03월08일 09시09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박주현 한국노총 조직확대본부 차장

 

2020년 7월 12일, 초동주체 8명이 모여 스템코노동조합의 시작을 논의하였다. 7월 30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설립 3일 만에 500명 이상의 조합원이 가입했다. 폭발적인 조직 확대를 기반으로 스템코 노조는 단체교섭(2월 중 체결 예정)을 진행하는 등 탄탄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상형 수석부위원장, 이정해 위원장, 이재균 사무국장

 

 

※ 해당 인터뷰에서 인물별 답변 내용은 이정해 위원장은 [위], 이상형 수석부원장은 [수], 이재균 사무국장은 [사]로 표현했다.

 

Q: 스템코노동조합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위] 저희 스템코노동조합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2020년 7월 30일, 77명의 발대인이 모여 설립됐습니다. 저를 포함한 집행부는 현장 관리자로서 후배들을 위한 권익보호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노동자의 주권이 살아 숨 쉬고 현장이 우대받고, 하나로 단결하는 스템코노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노동조합 설립 과정에서 지역본부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A: [위] 저와 인척관계인 HL그린파워 한훈희 위원장님으로부터 한국노총을 소개받았습니다. 이후 보그위너티에스 이상용 위원장님이 저희의 멘토가 돼주셨고, 발대식 전까지 주 1~2회 만나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금속노련 충북본부 박태우 의장님과 한국노총 충북본부 강국모 의장님께서도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지원과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나요?

 

A: [위] 제일 큰 이슈는 임금 문제였습니다. 주40시간 노동시간 단축이 되면서 2018년 3조 3교대에서 4조3교대로 근무 개편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금체계가 변경되며 기본급이 최저시급보다 낮게 설정됐습니다. 현재 기본급을 제일 적게 받는 사람이 164만원으로 올해 최저시급 기준에 훨씬 못 미칩니다. 조합원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기본급 받을 거면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지 왜 회사를 다니냐고 친구들이 놀린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사측 임원들의 갑질 횡포, 막말로 노사화합의 불균형이 극에 달해있었습니다.

 

[사] 노동조합 초동주체 대부분이 근속연수 15~20년 된 친구들입니다. 회사가 성장하는데 반해 사원들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초창기보다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점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됐습니다.

 

Q: 관리직이 중심이 돼서 노동조합이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조직확대가 된 점이 개인적으로 매우 신기합니다. 빠른 조직화를 위해 특별히 취한 전략이 있으신가요?

 

A: [위] 빠른 조직화에는 상호 공감대 형성과 이 공감대 형성을 누가 이끌어 갈 것인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불만이 어느 정도 쌓여있던 부분이 가장 큰 원동력이 돼서 일주일 만에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수] 초동주체였던 현장 관리자들이 발대식 2주 전부터 현장에서 조합의 필요성을 홍보했습니다. 후배들한테 ‘고민이나 힘든 부분을 미리 얘기해주고, 믿고 따라준다면 우리가 해결해보겠다.’라고 말하면서요. 그리고 금요일 (설립)신고하고 주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속전속결로 가입원서를 받았습니다.

 

[위] 일부러 설립총회도 7월 30일로 잡았었습니다. 그 즈음이 여름휴가 피크 기간이어서 임원들의 눈치를 덜 볼 수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이 생겨서 임원들이 휴가를 못 가고 복귀하게 됐죠. 집행부를 비롯한 간부들, 대의원들 모두가 휴가도 안 가고 준비했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빠른 조직화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 그리고 우리 회사 특징 중 하나가 대부분 현장에서 똑 부러지고, 후배들한테 인지도 있는 친구들을 관리자로 세웁니다. 초동주체들이 현장 관리자라고 불리긴 하지만 다른 회사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관리직과는 많이 다릅니다. 어찌보면 회사에서도 발대 인원들이 관리자 중심이어서 더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Q: 노동조합 설립 후, 기존의 노사협의회(참소리협의회)만 있었을 때와 무엇이 달라졌나요?

 

A: [위] 노동조합 설립 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임원들의 갑질과 막말이 없어졌습니다. 둘째로 저희는 클린룸을 운영하다보니 ‘셧다운’이라고 일 년에 두 번 공사를 합니다. 참소리협의회 시절에는 회사 사정으로 인해 쉬는 건데도 대체휴일로 처리하면서 개인의 연차를 사용하게 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에는 회사가 셧다운을 임시휴업으로 인정하면서 공가처리 및 당일 근무자 대상으로 1.5배 잔업 유급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 제가 한때 참소리협의회 위원이었는데요, 예전에는 임금 결정 때 회사 힘에 눌려 도장을 찍었다면, 지금은 저희 뒤에 힘을 주고 있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방향을 수립해간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또 우리 회사가 몸에 밴 경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성과급 2-3년 모아서 퇴사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직한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취업 포털 사이트 보면 이런 점을 비판하는 댓글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노동조합 생겨서 들어오고 싶은 회사로 바뀌었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Q: 와! 엄청난 변화를 이뤄내셨네요!

 

A: [위] 농담조로 ‘또템코(직원을 뽑고 또 뽑는 스템코)’에서 ‘갓템코(영어 ’GOD(신)‘으로 매우 좋다는 의미의 신조어 접두사)’로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웃음)

 

Q: 단체교섭을 포함해 노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A: [위] 조합원과의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라서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든 점입니다. 단체교섭 관련한 설명회같은 걸 해야 조합원 입장에서도 ‘노동조합을 통해 뭔가 좋아졌다’는게 와닿을텐데 이걸 할 수 없으니 조합 입장에서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이런 걸 보완하고자 지금 홈페이지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수] 그래서 현장에서는 단톡을 많이 보내는 것 말곤 답이 없습니다. 헌데 조합원들이 이걸 잘 보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교대제라서 한 조합원에게 묻고 대답을 듣는 것이 힘든데,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들어졌습니다.

 

Q: 앞으로 노동조합을 통해 어떤 점들을 더 바꿔나가고 싶으신가요?

 

A: [위] 무엇보다 임금개선과 복지향상으로 조합원이 행복하고 자부심 느끼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 임금 관련해서는 기본급을 최저시급 기준에 맞추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화 해버리니 최저시급 위반에는 걸리지 않습니다만, 비연봉제 직원들은 기본급이 낮아서 성과급 책정에도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 또 현재 회사 내 직급이 P1, P2, P3(주임), P4(대리)까지 밖에 없어서 진급 정체가 심각합니다. 이게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자기랑 20년 차이나는 선배가 본인을 가르치는 거죠. 게다가 연차가 꽤 돼도 더 이상 승진할 직급이 없는 걸 알게 되면 오래다니고 싶은 생각이 안 들겠죠. 또 이런 구조 때문에 신입사원과 20년차 직원의 급여 차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우리 회사에 신입직원을 데리고 행동해야 하는 중간급 사원들이 많이 퇴사했습니다. 이런 직급체계의 개선도 점차 해결해야 될 과제 중 하나입니다.

 

Q: 마무리 질문으로 스템코노동조합에게 ‘노동조합’이란?

 

A: [위] 한 줄로 노동조합을 정의하기가 어렵네요. 노동조합은 결국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저희 세 명이 초심을 잃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하자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사] 산에 올라가면 사람들이 다들 ‘야호’라고 외치잖아요? 노동조합이 없을 때는 (‘야호’를 해도) 메아리가 안 왔었습니다. 저는 노동조합 하기 전에도 윗분들한테 솔직하게 어떤 점이 힘든지 다 얘기했었습니다. 얘기하면 그 자리에서는 임원들도 ‘네 의견이 맞다’고 하지만 답변이 돌아오거나 변화가 생기진 않더라고요. 근데 노동조합 생기고 나서는 내가 얘기를 하면 크던 작던 메아리가 옵니다. 한 마디로 ‘노동조합’은 ‘메아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주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인터뷰 이슈 산별 칼럼

토크쇼

포토뉴스

인터뷰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