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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늘 존재했던 자녀 없는 삶

임욱영 한국노총 정책1본부 실장

등록일 2024년06월27일 16시1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아이를 갖지 않는 삶

 

꽃이 피고 계절이 돌아오고 누군가 선의로 웃어주는 것조차 당연하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는 너무도 쉽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왜 아이가 없는지 궁금해한다. 그 질문의 무례함은 생각지도 않고 아이의 존재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여성’과 ‘출생 시 여성으로 지정된 사람들’의 모두가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기대감과 이어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장래희망이나 삶의 우선순위와는 무관했다.

 

역사학자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자신의 저서 <엄마 아닌 여자들>에서 아이 낳는 기계가 아닌 단순히 한 명의 여자로서 살았던 역사 속 여성들을 불러내며 엄마가 아닌 여자를 정의하고자 한다. 저자는 단순히 ‘엄마 아닌 여자들’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갖지 않는 삶에 대한 언어를 우리가 만들고 정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녀를 갖지 않은 이들의 역사를 시작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핵가족화, 여성의 노동, 기후위기, 난임, 그리고 다른 삶을 원하는 선택 등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대답은 간단하지 않다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은 그저 단순한 하나의 이유나 개인의 선택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 현대 생활의 불안과 위험에 비추어 볼 때 부모가 되지 않기로 한 결정은 매우 합리적이며, 오히려 자녀를 갖기로 결정한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 기후위기로 언제 지구가 멸망할지 모르고 전쟁의 위협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당신은 왜 자녀를 갖기로 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녀가 아니라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며 살아야 하는 사회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오랫동안 이어진 어머니와 자녀없는 여성을 갈라놓는 구분을 없애기 위해 함께하는 공동체와 상호협력을 제안한다. 단순히 어머니와 자녀 없는 여성을 별개의 대립 존재로 보지 말고, 자녀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여성이 연대를 이루며 함께 해야 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내 아이가 아닌 네 아이’, ‘내 선택과 네 선택’이라는 대치 구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 별개로 살아갈 수 없다면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어째서 아이를 갖지 않는가’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다. 짧은 문장 속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는지 당사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으며,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그 선택에 마냥 행복해하고 홀가분하게 여길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최근 정부는 저출생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 대책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많은 이유에 답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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