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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누구나 할 수 있을까

오나영

등록일 2024년11월07일 09시49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러닝’이 대세다. 한강 변에 가면 혼자 또는 무리를 지어 달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기 있는 러닝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이 일쑤이며, 러닝크루가 급증하며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다.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은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치열하다.

 

이제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나 역시 3개월 전부터 이 열풍에 합류했다. 그러나 경기도 외곽에 거주하며 출퇴근에 하루 대부분을 소비하던 내게 러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달린 후의 개운함과 성취감을 알면서도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운동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어디서 뛰느냐였다. 늦은 시간에 뛰다가 가로등도, 인적도 드문 거리를 마주할 때면 저절로 위축되는 경험을 종종했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된 짧은 트윗 하나는 이 문제를 정확히 짚고 있다.

‘사실 러닝이 제일 비싼 취미임. 부동산이 좋아야 좋은 코스에서 뛸 수 있음.’

 

이 짧은 문장은 러닝과 주거 환경의 관계를 드러낸다.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는 의지나 함께 하는 동료뿐 아니라, 안전하고 쾌적한 코스가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공원과 조명이 잘 갖춰진 코스가 없는 환경에서는 운동의 매 순간이 긴장과 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는 운동의 접근성 차이로 이어진다. 한강 변처럼 조명이 밝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서는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다.

 

자연스럽게 모이는 러너들 덕분에 심리적 안정감도 더해진다. 반면, 외곽 지역에서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추가되거나, 아예 운동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여성 러너에게 이러한 환경이 더욱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러닝은 접근성이 높은 운동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안전한 코스가 없는 환경에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이는 단순한 취미 문제가 아니라 운동의 자유가 환경과 치안 수준에 따라 제한되는, 불평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나 역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이어갔지만, 은행의 많은 도움(?)을 받아 서울로 이사하며 생활이 달라졌다.

 

한강 변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에 살게 되자 운동 환경이 크게 변했다. 늦은 시간까지도 마음 놓고 달릴 수 있게 되니 러닝 빈도가 자연스레 늘었고, 실력도 조금씩 나아졌다.

 

러닝을 하며 체력과 정신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몸소 느끼며, ‘어디에 사는지’가 삶의 질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온몸으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좋은 러닝 코스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은 제한적이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성취감을 쌓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인프라와 공공 공간뿐 아니라 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필요하다.

 

누구나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러닝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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