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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르신뿐만 아니라 우리의 노동도 지키려 합니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대한노인회취업지원지부 인터뷰

등록일 2021년11월03일 14시4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박주현 한국노총 조직확대본부 차장

 

(김인남 지부장, 양정미 부지부장, 김병호 사무국장, 안석기 조직국장)

※ 해당 인터뷰에서 인물별 답변 내용은 지부장은 [지], 부지부장은 [부], 사무국장은 [사], 조직국장은 [조]로 표현

 

Q: 안녕하세요, 노동조합 및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대한노인회취업지원지부 김인남 지부장입니다. 현재 진도군 취업지원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취업지원지부는 올해 7월 연대노조 산하 지부로 출범했고, 약 190명의 센터장 대부분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지금까지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조] 저는 전북 무주군 지회 센터장을 맡고있는 안석기 조직국장입니다. 다른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하다가 대한노인회에서는 근무 2년 차에 접어듭니다.

 

[부] 저는 서천군지회 센터장을 맡고있는 양정미 부지부장입니다. 현재 근무 11년차 입니다.

 

[사]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팀장을 맡고있는 김병호 사무국장입니다. 반갑습니다.

 


※ 사진: (왼쪽부터) 안석기 조직국장, 김병호 사무국장, 김인남 지부장, 양정미 부지부장

 

Q: 대한노인회취업지원센터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2004년에 설립됐습니다. 퇴직하시거나 일자리가 없는 60세 이상 노인분들에게 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고려해 적합한 취업 자리를 알선해드리는 것이 주업무입니다. 대한노인회는 중앙회-연합회-지회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앙회에는 10명이 근무하고 있고, 특정 지역의 여러 센터를 관장하는 연합회와 190곳의 지회 센터가 있습니다.

각 시군구마다 한 분 이상씩의 센터장님이 계시고, 이 센터장님들이 1년에 어르신 3만 5천 명 이상의 취업 지원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한 센터당 연간 140명의 취업 알선이 할당되고 있는 셈이죠.

 

Q: 모든 센터들이 연간 140명이라는 동일한 할당분을 배정받나요? 지역에 따라서 사실상 140명을 채우기 어려운 지역도 있을 것 같은데요.

 

[부] 중앙에서 어르신 일자리 수요 3만 5천 건의 사업량을 받아 전국 센터 수로 일괄 나눠 배정한 것이 센터당 연간 140명입니다.

 

[조] 지역별 인구 차이 없이 일괄적으로 나눠서 배정하다보니 사실상 할당량을 채우기 어려운 센터도 꽤 많습니다. 제가 있는 무주군만 보더라도 인구가 2만 4천밖에 안 되는데 할당량은 동일합니다.

 

[부] 실적을 채우기 어려운 센터장들은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노동조합 가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할당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부진기관’으로 지목되는데, 3년에 두 번 이상 지목되면 센터가 폐쇄돼서 사실상 취업센터장 자리 자체가 사라지거든요.

 

[조] 해당 지침은 연간 할당분과 사업형태 자체가 바뀐 2년 전에 사라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Q: 일방적인 사업량 할당 외에도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또 노조설립과 동시에 상당히 많은 수의 조합원이 가입한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 그간 저희는 ‘노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중앙과 센터 인력 간 급여차가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중앙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월 4~500만원을 받는 반면, 저는 이 일을 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208만 8천원을 받습니다. 아무리 지방이라도 한 가장으로써 월 200만원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더욱 화나는 건 중앙 직원과 센터 인력 간에 엄청난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한노인회가 철저히 숨겨왔다는 점입니다. 10년 이상 일한 저조차 몰랐을 정도니까요. 심지어 센터장들은 신분 보장조차 불투명하고, 처우 개선도 잘 되지 않습니다.

 

[부] 우린 그간 최저임금 받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중앙은 툭하면 센터장들 마구 누르면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되니 센터장들 입장에선 중앙회가 너무 괘씸한 거죠.

 

[지] 급여 차별이 이슈가 되고, 중앙회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각 지역 센터장들을 중심으로 ‘미래 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카톡방을 개설했습니다. 워낙 큰 이슈다 보니 카톡방 개설 당일에 지회센터장 190명 중 180명이 들어오더군요. 미래포럼을 통해 본격적으로 신분보장, 처우개선 문제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미래포럼은 개인 단체다보니 법적인 근거가 미약했습니다. 그래서 단체교섭권, 행동권 등을 가진 노동조합을 결심하고, 한국노총 직할의 연대노조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조] 단시간에 많은 조합원이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미래포럼’이라는 사전 조직이 준비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래포럼을 시작으로 지역 센터장 정기모임도 가지고 상호 소통하다보니 노조로의 전환이 훨씬 수월했던 거죠.

 

[부] 사실 저를 포함한 미래포럼 초창기 멤버들은 어느 정도 노조를 염두하고 미래포럼을 설립했었습니다. 처음부터 ‘노동조합을 하자’고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내부적으로 응집이 되면 노조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있었어요. 근데 진행하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노동조합을 만들게 됐어요.

 

Q: 시군구센터 1인 체제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 연차/휴가는 잘 보장받고 있는지요?

 

[조] 워낙 바쁘다보니 주어진 연차를 다 쓰기도 어렵고, 잔여 휴가에 대한 보상도 따로 없는 상황입니다. 또 대한노인회가 워낙 보수적인 단체라서 휴가를 사용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1인 체제로 대체인력도 없어 업무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보니 센터장님 대부분이 쉬지 못하시죠.

 

[지] 센터장들의 업무 과중도 심한 편입니다. 우선 센터 회계, 사무와 같은 행정, 재능나눔 사업같은 별도 추진 사업도 모두 센터장들이 수행해야 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취업 알선받으려는 어르신들 와있지, 기존 회원 관리도 많은 데는 1천~2천명 되지, 추가 사업도 진행해야 하지, 이렇다보니 직장생활을 계속할 힘이 나질 않는 거예요. 심지어 지회 직원도 부족해서 지회일까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Q: 중앙회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중앙회는 본인들이 교섭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 중앙회가 사용자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인사권’뿐입니다. 중앙회는 센터장 채용이 지회 차원에서 이뤄지니 지회랑 단체교섭을 하라 하고, 지회에서는 중앙회에서 월급을 받으니 중앙회 소속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꼴이죠. 속된 말로 저희는 지금 ‘부모 없는 자식’ 신세입니다. 사실상 중앙회가 사업량 할당, 교육 소집, 지도점검 나와서 평가까지 하면서 채용만 하지 않았다고 사용자성을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사] 이전에 대한노인회에 노동조합이 생겼던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중앙회가 사용자성을 부인하기 위한 작업을 서서히 시작한 것 같습니다. 또 꼬리 자르기를 하려고 보건복지부 위탁사업 형태를 최근 공모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위탁사업과 공모사업은 성격 자체가 다르고, 직원들의 처우 및 대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서 저희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신분이 불투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중앙회는 직원들에겐 일절 의사를 묻지 않고 손바닥 뒤집듯 마음대로 결정해서 통보한 겁니다. 중앙회는 센터 관리 명목으로 예산은 모두 받으면서 직원들에 대한 의무는 완전 발을 빼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르신들의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일을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고용안정은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Q: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 및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 저희 지부는 첫째로 정체성 확보를 위한 신분보장, 둘째로 처우개선을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단숨에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세부목표를 수립해 차근차근 해보려 합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계좌이체로 조합비를 수령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합원의 97~98%가 입금을 완료할 정도로 조합원들의 호응도가 높고, 또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점에서 믿고 해나가 보려 합니다.

 

[부] 흔히 사람들이 저희보고 ‘좋은 일 한다’라고 표현하는데, 이건 그 직업의 성격일 뿐 노동자들의 처우까지 희생하도록 만들면 안 되는 거잖아요. 매일 보람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지만, 가끔 우리는 200만원 받으면서 어르신들 월 300만원 일자리를 알선해주면 허탈할 때도 있어요. 조합원들이 이런 허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인만큼 생활임금마저 못 지켜주는 이 상황을 해결해나가고자 합니다.

 

[사] 노조 살림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조합원들이 조합비를 적극적으로 납부했다는 것 자체가 노조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고 추진해가는 원동력은 우리 구성원들의 참여와 관심인만큼,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저의 주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부장님 보필해서 노조를 잘 이끌어나가겠습니다.

 

[조] 급여를 비롯한 차별들을 개선해서 형평성을 확립하고 센터장들의 인권을 보장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보건복지부에서 위탁받아 고용복지 업무를 실시하고 있는데, 동일 직군에 비해 급여가 굉장히 열악합니다. 센터장들의 80~90%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경력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사회복지사로써 우리의 처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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