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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개선 방향은?

김지현 청년유니온 정책팀장

등록일 2024년02월05일 09시11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2022년 <지방소멸 시대의 청년세대 지역 격차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는 비수도권 거주 청년들이 강한 수도권으로의 이주 의지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구직 과정에서의 경험과 판단은 다종다양하고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나은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고민하게 하면서, 지역 청년을 지역에서 빠져나가게 하고, 결국 이것이 지역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출처] 이미지투데이

 

지역 소멸? 가장 필요한 것은 청년 일자리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다. 지역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해법들이 필요하다. 그중 청년유니온은 지역 청년 일자리 정책에 주목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지출 규모가 클수록 실업률과 장기실업률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지출이 적은 국가에 속한다. 한국은 지출이 적음에도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일자리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지방소멸, 지역 격차, 지역 일자리 부족...다양한 위기의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하지만 지방소멸, 청년 이탈 등을 고려한 지역별 일자리 정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전국 8개 지역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모니터링했고, 모니터링을 진행한 정책 중 ‘일경험’ 사업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일경험’ 사업은 구직시기에 초점을 맞추어 구직시기 청년들에게 직접 ‘일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미국 통계에 기반을 둔 연구에 따르면, 사회 진출 초기에 일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향후 20년간 생애 소득의 20%에 달하는 임금 손실을 겪고 미래에 실직할 확률도 높다. 미취업 기간이 늘어날수록 생애 전반에 걸쳐 경제적, 사회적 여파가 확인된 상황에서 구직시기 청년들에게 직접 ‘일경험’을 제공하는 ‘일경험’ 사업은 초기 사회진입 청년들에게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기에 어떤 ‘일경험’을 제공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구직 시기 청년들, ‘일경험’ 지원 사업 만족도 높아

실태조사 결과, ‘일경험’ 사업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55.5%(만족 38.8%, 매우 만족 16.7%)이었고, 불만족하다는 답변은 14.1%(불만족 7.6%, 매우 불만족 6.5%)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사회진입 시기에 ‘일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직무에 대한 경험, 경제적인 도움 등의 장점과 더불어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시기 이탈을 방지하는 데에 더 큰 효과성이 있다. 또한,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구직시기 청년들에게 선택지를 주는 것과 동시에 지역의 청년 일자리 발굴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청년 일자리 발굴은 지역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의 유출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청년 일자리 정책을 통해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에게 하나의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업 수행기관–참여 기업–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의 개선 방향을 반영해 나간다면 청년 일자리 정책으로서 효과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개선점은 다음과 같다. 큰 틀에서 ‘일경험’ 사업의 ①충분치 않은 참여 기간 ②‘일경험’을 어떤 업에서 진행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족도 ③‘일경험’ 참여 기간 직장 내 문제 상황 발생 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부재 ④‘일경험’ 사업 이후의 사후관리 부재로 볼 수 있다.

 

‘일경험’ 지원 사업 개선 방향

사회진입 시기 청년들이 ‘일경험’ 사업을 통해서 어떠한 직무와 역량을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여 역량을 키우기 위한 참여 기간을 새로이 잡고,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경험’을 어떻게 공통의 기본값을 가지게 할지 큰 틀에서 다루어야 한다. 결국, 수행기관의 역할은 기업-참여자의 단순 매칭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사업 참여자들이 적절한 일 경험을 하고 참여 종료 후에도 직접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연계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일 경험 사업의 참여하는 시기부터 종료 후의 시기까지 사업 수행기관에서 공통적인 매뉴얼을 가지고 사전 안내, 직무교육 내용, 근무 시 상황 모니터링, 사후관리의 프로세스를 관리·감독해나간다면 앞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직무교육 내용, 참여 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 매뉴얼 등은 사업 시작 전 참여 기업에 공지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매뉴얼이 사업 수행기관뿐만 아니라 참여 기업에도 충분히 공지되고, 숙지 되어야 그 효과성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사업수행기관과 참여 기업 담당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개선 방향 실현을 위해선 인력의 필요성이 커진다. 사업 수행기관에서는 매뉴얼 작업 및 참여 기업과 소통할 담당자, 사업 수행기관에서 사업 매칭 담당자, 사업 시작 시 안내와 ‘일경험’ 기간 동안 관리할 담당자, 사업 종료 후 사후관리 담당자 등 단순 매칭 담당자들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걸친 시기별 사업 담당자가 필요하다.

 

‘일경험’ 지원 사업, 예산 확보 등 다각적 지원 필요

이러한 인력추가는 해당 사업 예산이 더 투입되어야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2024년 일자리 예산을 살펴보면, 2023년에 이어 2024년도 일자리 예산을 전년 대비 3.9% 감소한 33.6조 원으로 편성했다. 일 경험 사업의 경우 23년도 553억에서 24년도(안) 1,663억으로 대폭 확대하였으나 청년내일채움공제(4206억 원),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5800억 원), 국민취업 지원제도(2729억 원) 삭감된 상황이다. ‘일경험’ 사업의 경우 기존 사업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지만, 중앙정부의 경우 기존 사업을 개선하거나 고도화하는 것이 아닌 참여자 확대 (2→4만 명)하는 방향으로 보인다. 실태조사 응답자들의 경우 ‘일경험’ 사업뿐만 아니라 사업 종료 후 다른 일자리 정책과의 연계에 대한 요구가 높았음에도 이에 대한 반영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단순히 효율성만 추구하며 단일한 한 사업만으로는 현재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더욱이 일자리 문제로 인해 지역을 이탈하는 청년들의 문제를 해소하기엔 더 고도화되고 다각적인 정책적 방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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