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정부의 반노동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제22대 총선과정에서 범야권이 약속한 주4(4.5)일제, 정년연장 등 노동정책 공약의 입법화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켄싱턴리조트 가평에서 22일부터 23일까지 회원조합 정책담당자회의를 열고, 제22대 총선 대응 정책활동 평가 및 노동정책의 방향 등을 논의한다.
회의 첫째 날 특강에서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윤석열 정부 2년의 노동정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노동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정책을 수단화한 것”이라며 “회계공시 강요, 노동조합 배제 정책에 이어 노조법 2·3조 거부권이 연이어 이루어지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무리한 정책을 고집스럽게 추진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총선 이후 보수언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언론이 여당의 대패와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며 “국정에 대한 주도권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 재의결 시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 발제 중인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흥준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민생·노동정책은 국민적인 심판을 받았고 이제 이전의 정책들은 전면 수정을 해야 할 상황이지만, 강력한 문제 제기가 없는 한 노동정책은 이전처럼 수단화되거나 배제의 대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적 대화 관련해서는 “현재 만들어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3개 위원회가 2025년 상반기까지 활동하겠지만 가장 큰 가능성은 논의만 이루어지고 합의 없이 종료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한국노총도 적극 개입해 개악의 범위를 최소화하려고 하겠지만 총선 결과 정부가 독자적으로 노동법을 개악할 가능성이 없어져 그럴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의 대응방향으로 ▲반노동정책의 폐기 및 새로운 노동정책 수립 촉구 ▲노동존중 법안 의제화 및 법 제(개)정(5인 미만 사업장 노동관계법 적용, 노조법 2·3조 개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정년연장 법제화, 일하는 사람 기본법, 주4일제 등)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회의에서 한국노총 정책담당자들은 △22대 총선 대응 정책활동 평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 경과 △2025년 적용 최저임금 활동 △주4일제 도입 △연금개혁 대응방향 △기후위기 대응 등을 논의했다.
정책담당자회의에 앞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총선에서 개헌선 도달은 불발됐지만, 범야권이 192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 정권심판의 성격이 강했다”며 “지난 2년간 고물가·저임금 및 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으로 노동자와 서민들은 고통만 당했다”고 지적했다.
▲ 인사말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그는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묵과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고민하고, 22대 국회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힘을 보태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