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22대 총선 이후 한국노총의 미래 전략과 향후 노동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자 28일 오전 10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 앞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22대 총선이 약 한 달 반이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총선에서 노동에 대한 문제가 다른 정치적 이슈들로 인해 매몰된 부분이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노총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4.10 총선 기획단과 4.10 총선 승리실천단을 구성해 한국노총의 정치 방침을 정하고, 노동 정책의 후퇴를 저지하며 반노동 정당 심판과 노동중심성 회복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위해 친노동 후보 당선을 위한 조직적 실천 활동을 전개했다”면서도 “야당에 역대급 의석 확보가 이루어졌지만, 노동과 관련된 정책이 부각되지 않았고, 당선자 배출은 많이 했지만, 노동조합의 정치 세력화는 이전보다 축소되었거나 약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사말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어 “22대 총선 결과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부분에 있어 추진 동력을 상실했을지는 모르나 법의 재개정 등 핵심 노동과제를 실현하기는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 정부의 지속적인 반노동 정책을 종식시키고 노동과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유리한 지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한국노총의 과제”라며 오늘 좌담회에서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실장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한국노총 대응방침 및 활동평가’에 대한 경과를 간략히 보고했다. 이어 22대 총선 이후 향후 과제로 ▲현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 변화 촉구 및 한국노총 주요 입법요구안 공세적 추진(최저임금 차별적용 시도 중단) ▲ 한국노총 주요 입법요구안(7대 핵심 입법과제) 관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 노동친화적인 소수 정당, 시민사회진영과의 연계 및 공조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한국노총 대응방침 및 활동경과'를 발표 중인 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실장
이어진 좌담회에서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박상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 박영삼 고대노동문제연구소 데이터팀장, 박성국 고대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이 각자의 의견을 발언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22대 총선은 앞서 치러졌던 21대 총선과는 환경이 조금 다를 수밖에 없었기에 한국노총이 훨씬 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외적으로 21대 총선에 비해 활동이 다소 약한 것 아닌가 하는 평가를 내리실 것 같다”면서도 “내용적인 면에서는 한국노총이 추천한 후보자들이 당선되었고,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7대 핵심 정책 과제로 내세운 부분들이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보수 정당들의 총선 공약들과 일치도가 상당히 높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180석으로 무얼 했냐는 것과 한국노총 출신 정치인들이 국회에 가서 더 나아진 것이 무엇이 있느냐라는 것”이었다며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 어떻게 메워 나갈지는 22대에 새롭게 꾸려질 노동존중실천단과 이번에 비례연합정당에서 함께 했었던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의 진보정당들과 함께 국회노동포럼이라는 의원연구단체도 함께하며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상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정책의 구현 앞에는 의제 형성이 먼저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의제 형성 자체가 잘되지 않는 정치 환경 속에서 이라는 점”임을 얘기하며, “한국노총과 같은 특징을 가진 곳이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실현과 같은 노동 관련 문제들을 지금의 정치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개선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민주당 내부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에 노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국회의원은 아마 3분의 1이 안 될 걸로 예상한다”면서 “그러기에 상대적 진보 정당들을 끌고 견인하려면 노동정책 능력에 대한 재고가 상당히 필요한데, 한국노총의 노동연구원이 재정 때문에 축소되긴 했지만 노동정책 대안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총선 때는 인사도 하고 정책협약도 맺고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본인들 문제에 급급해 노동문제는 이슈가 있을 때만 관심을 가진다”며 “지금부터 1년만 지나면 지자체 선거, 그 이후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이제라도 한국노총 내에 노동 정치국을 둬서 정치 활동 방향들을 수립하고 지도부를 설득하는 등 내부의 체계화를 이뤄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 박홍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
박영삼 고대노동문제연구소 데이터팀장은 “2008년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이었던 이용득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는데,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고, 계속하면 조합원들이 길을 알려 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왔다고는 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노총 내에 피로도 같은 것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노동조합 운동은 앞으로 노동 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조직의 대안이 없다면 지금의 조직 규모가 정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력 조합원층이 은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세대를 이어가려면 한국노총이 국회와 정치 내에서 정치적인 입지와 활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성국 고대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총선 전에 정치자문위원으로 활동했을 당시 지금 총선 국면에서 세 가지 대응이 있을 수 있는데, 독자 창당과 정당을 함께 창당하는 문제 그리고 정책협약인데 시기적으로 다 늦었다라고 말했었다”며 “그 이후 한국노총이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했는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응답이 나온 내용 중심의 델파이 조사를 한 것을 보고 그 나름대로는 괜찮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아쉬운건 ‘왜 전문가 델파이 조사로 좁혀졌는가’라는 것”이라며 “차라리 조합원 조사나 국민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 비용은 많이 들더라도 한국노총이 주장하고 요구한 노동의제에 관해서는 조금 더 부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향후 이런 부분들을 내부에서 평가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 박영삼 고대노동문제연구소 데이터팀장
△ 박성국 고대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