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제정되고, ILO 190호 ’일의 세계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협약이 채택된 지 5년을 맞이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ILO 190호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법적, 제도적 과제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대두됐다.
한국노총은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한국괴롭힘학회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ILO 190호 협약 비준을 위한 법제도 개선 검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진행된 토론회는 △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향후 개선과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제도적 개선방안 △ILO 190호 협약의 의미와 비준의 필요성 등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장진희 한국노총 전략조정본부 국장은 한국노총 조합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그는 “괴롭힘의 주요 대상은 여성과 하위 직급으로, 성에 기반 또는 직장 내 권력과 위치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결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여성정책과 더불어 노동정책의 영역에서 적극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장진희 한국노총 전략조정본부 국장
두 번째 발제로는 윤혜정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연구원이 나섰다. 윤혜정 연구원은 “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고 밝힌 뒤, “심각한 괴롭힘 사례가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괴롭힘 행위가 있다면 문제제기가 가능해지는 등 유의미한 변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LO 190호 협약 규정과 같이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괴롭힘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단독법률에서 괴롭힘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윤혜정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연구원
마지막으로 ILO 190호 협약의 의미와 비준의 필요성에 대해 발제를 맡은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는 “7월 20일 현재 ILO 187개 회원국 가운데 44개국에서 190호 협약을 비준했다”며 “190호 협약의 비준을 통해 일터 안팎에서 폭력과 괴롭힘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고, 특히 성폭력과 괴롭힘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성평등과 다양성 증진을 통해 여성과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세리 세종법무법인 변호사, 장우찬 경상국립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한형진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이 토론자로 참여해 각 전문분야의 견해와 경험을 토대로 주제에 대해 풍부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에 앞서 정연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일터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괴롭힘을 제도적으로 풀기 위해 만들어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정의롭고 온당한 법으로 자리 잡으려면 법적 미비점이 보완되어야 한다”며 “법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되고, 나아가 국제기준인 190호 협약을 비준함으로써 모든 노동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정연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