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욱영
산업도시 울산의 위기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통해 산업도시 거제와 조선산업에 대해 다루었던 양승훈 교수가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라는 책을 통해 산업도시 울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20년부터의 연구한 작업물을 엮은 것으로, 대한민국 산업도시 울산의 미래를 살피면서 왜 하필 하고많은 산업도시 중에 울산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울산이 노동자들의 이주와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와 지역 불균형의 역사 그 자체이며, 중화학 공업 위주의 수출주도 산업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불안을 보여주는 곳이며, 한국의 핵심적 사회 문제인 노동 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여성 일자리 부족 문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도시이고, 평범한 노동자들의 중산층 도시로서 계속해서 기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울산에 대한 탐구가 한국의 산업도시, 한국 제조업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다시 평범한 중산층이 꿈꿀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현재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 확고하기 자리 잡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의 부자 도시이다.
하지만 저자는 미래 울산의 모습도 지금과 같을지 묻는다. 이제 울산은 단순한 생산기지로 전락했으며, 기업들은 고숙련 노동자들 대신 하청 노동자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원가 절감에만 급급한다.
또한, 산업 가부장제는 울산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이다. 울산이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는 생산직이 절대 다수이며 이는 대개 비정규직 하청업체의 자리이며, 남성들의 몫이다. 대학까지 나온 여성들에게 울산은 공무원과 공기업, 교사 일자리를 제외하면 커리어를 만들 수 없는 경력 봉쇄의 도시이다.
사무직과 생산직의 일자리 불균형이 청년들을 떠나도록 만든다면, 울산의 생산직 일자리에서 배재된 여성들은 낮은 임금과 경력단절을 경험한다. 이러한 노동 시장의 모순과 시대에 뒤진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문제 등 혁신을 도모하기 어렵고 노사관계가 적대적이며 하청과 비정규직에 기대어 연명하는 도시 울산에 대한 해법이 왜 중요할까.
울산은 대한민국 제조업과 산업도시 모두가 당면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성평등을 고려한 노동시장정책, 달라진 학력 구조를 반영하는 직군 구조의 설계, 원하청 간 이중 노동 구조가 만드는 차별의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산업도시 울산에 대한 산업과 사회학적인 분석만이 아니라 해외 사례를 들어 울산의 방향성에 대해 서술했다. 산적한 지역 산업도시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고민하는 저자의 연 구속에 지속가능한 울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단초가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