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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 조성만

조성만이 포기한 세월을 노래할 뿐

등록일 2018년05월09일 14시2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 조성만
조성만이 포기한 세월을 노래할 뿐

 

2017년 5월 18일 광주.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 속에서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 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다”면서 네 명의 젊은이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박관현, 표정두, 조성만, 박래전이 그들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떻게 부를지를 갖고 갑론을박했던 것이 떠오르며 격세지감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8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의 이유는 저마다 달랐을 겁니다. 농담 삼아 “선배 잘못 만나 이 길에 들어섰다”라고들 했습니다만, 누군가는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서, 누군가는 통일을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는 위에 호명된 네 명의 젊은이들처럼 광주학살을 담은 사진 한 장을 보고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해서. 
 

1988년 5월 1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명동성당 교육관 4층 옥상에서 한 젊은이가 “양심수 석방하라”, “조국통일 가로막는 미제 몰아내고 광주학살 진상 밝혀내라. 남북 올림픽 공동참여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할복 투신했습니다. 그는 ‘명동성당 청년단체 연합회’(명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서울대생 조성만이었습니다. 신부가 되고 싶다던 평범한 젊은이가 역사의 물꼬를 트기 위해 교리에 반하는 자살을 하고만 것입니다. 명동성당은 자살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장례미사를 거부하고 ‘사도예절’만을 치러주었을 뿐이었다. 
 

그와 함께 ‘명청’에서 함께 활동했던 정윤경은 조성만 열사의 추모 음반 <통일 그날로 다시 살아올 그대여!>에 가수로 참여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노래 ‘조성만’을 만들고, 1999년에 솔로 음반 ‘Temporary xxx Files’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노래 ‘조성만’은 쓰리 핑거링 기타로 일관하는 단출한 반주와 낮게 읊조리는 정윤경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여느 추모곡과 달리 비장하지 않고 열사의 뜻을 따르겠다는 결기도 담겨있지 않습니다. 조성만이 포기한 세월을 노래할 뿐입니다. 비장하지 않아 더욱 처연한, 담담해서 더욱 비통하게 만드는 노래입니다. 청자가 노래에 감정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증폭시켜주는 정윤경 음악의 미학이 잘 드러난 노래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벌써 고 조성만 30주기를 맞이하는 5월 15일. 그날 어느새 쉰을 훌쩍 넘긴 그의 후배 정윤경은 ‘조성만’을 노래할 예정입니다. 여전히 스물다섯 살인 선배 ‘조성만’을 추모하며. 비틀어진 건 더 비틀어진 채가 아니라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변했다고 선배에게 속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절을 만들기 위해 그는 여전히 노래하겠지요.  

민정연 꽃다지 대표‧문화기획자
 

 


 

조성만
 

작사 정윤경

작곡 정윤경

노래 정윤경 

 

1. 어린 소년이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늙어가는 게 인생이라는데 
그댄 그 고운 청춘의 노래 채 부르기 전에  
다신 못 올 곳으로 푸른 계절에 떠났지 
미친 세상 모진 바람 안고   

 

2. 그대 떠났어도 세월은 멈출 생각 없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저 흘러만 갔고 
갈라진 건 갈라진 채로 비틀어진 건 
더 비틀어진 채로 여기까지 왔어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이

 

(후렴) 그대 너무 서러워마요 어차피 인생이 그런 걸 
떠나간 사람 지나간 일일랑 그저 세월에 묻혀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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