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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내일이 오면

'작은 점'들과의 연대를 위하여

등록일 2018년04월23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 내일이 오면
‘작은 점’들과의 연대를 위하여

 

‘내일이 오면’은 절망에 휩싸였을 때 흥얼거리곤 하는 노래입니다. 1993년 발표한 꽃다지 비합법 2집에 ‘전화카드 한 장’, ‘바위처럼’ 등과 같이 실렸던 노래인데 1994년에 꽃다지가 처음으로 발표한 합법 음반에 다시 실렸습니다. 꽃다지는 합법 음반을 만들면서 비합법 음반에 실렸던 노래 중에서 다시 들어가길 희망하는 노래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중의 한 곡이 ‘내일이 오면’이었습니다. 
 

‘전화카드 한 장’이나 ‘바위처럼’ 같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노래가 아니었음에도 많은 지지를 얻었던 것은 왜일까요. 싸우고 또 싸워야만 겨우 노동의 권리를 움켜쥘 수 있는 노동자의 삶이 이어지다 보니 ‘이 어둠 걷히고 내일이 오면 햇살처럼 큰 웃음으로 다시 만나리’라는 노랫말이 희망을 놓치지 않고 싶은 노동자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어서 오랜 세월 잊히지 않고 불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150일 넘게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두 명의 노동자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원래 그들의 일터는 ‘한국합섬’이었습니다. ‘한국합섬’ 노동자들은 2006년에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와 공장 가동에 맞서 싸워 정리해고 철회와 공장 정상화를 약속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합의를 깼고 그들은 텅 빈 공장을 지키며 싸웠습니다. 
 

2010년. 그들의 일터 ‘한국합섬’은 ‘스타플렉스’라는 화려한 이름의 회사에 노동자의 고용과 단체협약을 승계하겠다는 조건으로 헐값에 팔렸습니다. 그들은 스타플렉스를 모기업으로 하는 ‘스타케미칼’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2013년. ‘스타케미칼’은 일방적으로 공장가동을 멈추고 노동자들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하다 거부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했습니다. 고용보장을 약속했던 사측은 공장을 분할 매각하며 400여억 원의 불로소득을 얻었습니다.
 

2014년 5월.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 차광호는 45m 굴뚝에 올라 농성을 시작하여 2015년 7월에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을 승계한다는 합의로 408일 간의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또 회사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스타케미칼’에서 ‘파인텍’으로. 사측은 이제 우리는 ‘스타케미칼’이 아니고 모기업 스타플렉스와는 상관없는 회사라 우기지만 스타플렉스는 여전히 ‘파인텍’의 실질적인 지배기업입니다. 2017년 11월 12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 폐업, 매각, 가짜 회사 설립에 맞서 그들은 다시 굴뚝에 올라가야만 했습니다.


한일합섬 노동자에서 스타케미칼 노동자로, 다시 파인텍 노동자가 된 그들의 주장은 고용 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체협약 승계입니다. 사측이 약속하고 번번이 지키지 않았던 것을 이제라도 지키라는 것뿐입니다. 사측만 아니라 정부도 사회도 냉담하기만 합니다. 


땅 위에 선 사람들이 점으로만 보이는 높은 굴뚝에서의 농성을 버티게 하는 힘은 연대하는 사람들의 ‘작은 ’점이라고 합니다. ‘작은 점’이 빼곡하게 땅을 뒤덮을 때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일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시 굳히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지요. 


앞장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일터뿐만 아니라 아직은 무사히 일터를 나가는 우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부디 싸우는 노동자들과 연대해주기를 간절히 당부하며 ‘내일이 오면’을 전합니다. 그래서 웃으며 투쟁을 되돌아볼 수 있는 ‘내일’을 함께 만들기를… 하루빨리 크게 웃으며 다시 땅 위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기를….

 

민정연 꽃다지 대표, 문화기획자

 


 


내일이 오면

 

유인혁 작사
유인혁 작곡
꽃다지 노래

 

되돌아본 지난 날 항상 기쁨만은 아니지만
후회없이 살아온 날 자랑스런 기억들
내일이 오면 우리 웃으며 돌아보겠지
그때까지 놓지 말자 우리 굳게 잡은 손
결코 쉽지는 않겠지 때론 외로움에 때론 슬픔에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시련 속에서 확인되는 것
이 어둠 걷히고 내일이 오면 햇살처럼 큰 웃음으로 다시 만나리

최종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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