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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진주

누군가의 희생을 방치하는 사회

등록일 2018년12월05일 14시21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민정연 꽃다지 대표·문화기획자

 

지난 11월 13일 청와대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통령에게 면담 요구하는 시위를 폭력 진압당한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대통령 취임 직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2등 국민, 3등 국민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태일 열사 48주기를 앞두고 ‘비정규직 그만쓰개 4박5일 행동’에 돌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간접고용, 특수고용, 아르바이트,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촛불정권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국회 시정명령에서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는 불평등이 사라지는 사회다. 하지만 한국사회 불평등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함께 잘 사는 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직접고용을 약속했음에도 자회사를 만들어 눈가림식의 정규직화를 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했습니다. 대화 요청에 돌아온 것은 폭력 진압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인내심을 갖고 한 번 더 요청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에만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포용국가를 함께 만들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몸부림을 보면서 왜 우리 사회는 항상 노동자는 뒷전인지 우리 사회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을 방치하는 이 사회가 나만 불편한가? 때로는 패배감에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그냥 현실에 순응하며 대충 살면 지금보다 더 편한 길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흔들림을 다잡아주는 건 ‘세상을 바꾸자’고 굳건히 싸우는 노동자들입니다.  
 

불평등과 부조리함이라는 사회의 이물질을 노동자의 꿈과 희망으로 감싸 마침내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동자의 투쟁을 보면서 진주의 탄생과정이 떠올랐습니다. 조개는 몸속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체액을 분비하여 이물질을 둘러싼다고 합니다. 조개의 체액으로 수백 겹 둘러싸인 이물질이 진주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노동자의 투쟁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마음을 담은 노래 ‘진주’를 소개합니다. 공장의 기계 소리를 연상시키는 드럼 루프가 깔리고 최대한 억제된 노랫소리는 기존의 민중가요와는 다른 색깔이었습니다. 
 

노동자들 삶에 볕이 들 날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해야만 함을 거듭 확인하면서 노래 ‘진주’를 듣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사실은 당신도 이놈의 세상이 불편하지요? 당신도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진주 한 알 만들어보지 않겠어요? 우리와 같이 싸웁시다,”

 


 

 

진주 
작사·작곡 유인혁 / 노래 꽃다지  

 

가슴이 아파와 상처를 생각해요
깊이 박힌 가시와 그 아픔을 느껴요
숱한 밤 깨어 홀로인 날 많았죠
눈물로 감싸면 진주가 되나요
고개를 떨군 채 힘없이 걷는 그대
상처가 있나요 아픔을 느끼나요
나처럼 뒤척이며 눈물로 감싸나요 
괜찮아요 세상은 바다 
우린 상처 입고 그 아픔으로 진주를 키우죠
누구나 가슴에 영롱한 진주를 키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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