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연 꽃다지 기획자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망치가 되어 /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칼날이 되어 / 랄라 랄라 랄랄 라 랄라 랄라 랄랄 라’
집회 공연에서든 콘서트에서든 처음 듣는 이들도 저절로 따라 부르는 노래입니다. 조성일이 부른 ‘망치와 칼날’의 후렴구이지요. 오늘은 이 노래를 소개하려 합니다.
조성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반가운 분이라면 민중가요의 골수팬임이 분명합니다. 그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꽃다지 가수였습니다. 꽃다지 활동을 정리한 후에 제주에 내려가 싱어송라이터로 8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음반도 두 장이나 냈습니다. 2013년에 정규1집 <시동을 걸었어>를, 2016년에 EP음반 <일상이 아닌 일상을 살며>를 발매하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망치와 칼날’이 수록된 조성일 1집 <시동을 걸었어>는 그가 제주로 이주하고 1년여 만에 발매한 음반입니다. 수록곡 대부분은 조성일이 자신과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듣게 된 것들과 공감하고픈 것들에 대한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일기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망치와 칼날은 세상을 향한 신랄한 비판과 투지를 날 것 그대로 들어내고 있어 음반에서 다른 곡들과 질감이 많이 다른 곡입니다.
14년간 꽃다지 활동하면서 많은 노동자를 만난 조성일. 그는 어느 순간 노동자와 시민의 사회 부조리에 맞선 싸움이 점점 무기력해진다고 느꼈습니다. 한때 세상을 바꾸겠다던 이들 중에 알량한 권력을 쥐고 그 변화를 막는 쪽에 가담한 이들을 보기도 했고, 섣부른 용서와 화해를 말하며 등 돌리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던 진보정치가 예상보다 빨리 대안의 부실함을 드러내는 걸 보기도 했습니다. 지나치게 현실과 타협하는 노동운동의 현재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 참담한 현실이 저들의 일이 아니라 스스로가 속한 우리의 모습이었기에 더욱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망치는 노동, 칼날은 판단을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삶을 움직이는 노동을 자본의 논리에 뺏기고 무기력하게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 원동력 되어 나온 노래가 ‘망치와 칼날’입니다. 날이 선 직설적인 가사에 경쾌하고 밝은 록 사운드를 얹혀 무기력한 현재를 탈피해 처음 출발했던 그때를 상기하며 겸허하지만 단호하게 현재에 맞서자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장미 넘치는 사운드가 아니라 경쾌한 사운드여서 미래 지향성이 더 잘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계속 지고만 있다고, 힘들다고 무기력하게 수세적으로 싸우지 말고 한 번 더 힘내보자는 우리 모두의 다짐을 담은 응원가로 ‘망치와 칼날’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망치와 칼날
조성일 작사 / 작곡 / 노래
1. 내게 커다란 망치가 있다면 자본이 만드는 미친 세상
그 한가운데로 달려가 있는 힘껏 내려치겠어
내게 커다란 칼날이 있다면 탐욕과 경쟁에 눈먼 세상
그 한가운데로 달려가 있는 힘껏 내려치겠어
2. 야만과 공포에 길들여지지 않겠어 권력과 폭력을 두지 않겠어
노동으로 만든 망치와 칼날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어
절망에 무릎 꿇지 않겠어 이 독한 싸움을 이겨 내겠어
노동으로 만든 망치와 칼날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어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망치가 되어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칼날이 되어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망치가 되어
내려치겠어 있는 힘껏 커다란 칼날이 되어
랄라 랄라 랄랄 라 랄라 랄라 랄랄 라
랄라 랄라 랄랄 라 랄라 랄라 랄랄 라 (내려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