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욱영 한국노총 정책본부 국장

100세 수업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 윌북 펴냄 / 216쪽 / 1만3천8백원)

100년을 산다면

EBS 방영 화제작 <100세 쇼크>는 실제 100세인들의 삶을 장기간 밀착 취재한 수작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초고령 사회의 허와 실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100세 수업>은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하되, 보다 개인적 관점에서 ‘100년의 시간, 무엇으로 채울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양한 시각으로 답한다. 먼저 나이 듦에 따라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들을 다루면서, 인정받기 위한 노인들의 투쟁, 독립적 삶에 대한 욕구, 상실과 죽음을 수용해야만 하는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노인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한다. 60대에 들어선 후 장년, 노년, 연장자, 시니어, 어르신, 노인, 실버, 어머님, 할머니 등등 다양한 호칭을 듣는 책 속 이순연 씨는 자신이 노인인지 아닌지 혼란스럽다. 7년 후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는 비단 순연 씨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2025년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셈인데, 평균수명 60-70세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사회·문화·제도적 시스템 속에서 현재의 생애주기별 연령 구분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새로운 이름과 개성을 가진 새로운 노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나이듦에 대하여

100세 시대가 무색하게 빠르기만 한 은퇴 시기는 은퇴 후 살아가야할 10만 시간의 무게를 더욱 힘들게 한다. 자녀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올인하는 대한민국 부모의 희생적인 문화는 자신의 노후를 계획하지 않고 모든 것을 투자하면서, 결국 노후에는 빈곤층으로 추락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자식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 아니라 자식은 자식, 나는 나라는 경제적·정신적 독립이야말로 노후 준비를 하는데 꼭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노인 빈곤만큼이나 허망함과 지루함으로 채워지는 노년의 시간도 가난하긴 마찬가지이다. 모두들 잘 늙고 싶어 하지만, 고독사·가난·우울 등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 노년의 상을 대체할 활기차고 멋진 노년의 인생에 대해 우리는 무지하기만 하다. 시간이 흘러 젊음에서 노년이 되어 버렸지만 - 노년의 삶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남은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노년이라서 특별히 더 스스로의 삶을 즐기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삶의 욕구와 태도와 독립성에서 노인이 소외되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진짜 100세를 모른다. 하지만 노인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미리 대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새로 나왔거나 주목할 만하거나>
- 로컬의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 남해의봄날 펴냄 / 184쪽 / 1만6천원)
- 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 (이건범 외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248쪽 / 1만3천원)
- 미래의 단서 (존 나이스비트 외 지음 / 부키 펴냄 / 360쪽 / 1만8천원)
-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 (노현웅 외 지음 / 철수와영희 펴냄 / 292쪽 / 1만7천원)
-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 / 해냄 펴냄 / 316쪽 / 1만5천8백원)
- 우진교통이야기 (강수돌 지음 / 이상북스 펴냄 / 288쪽 / 1만8천원)
- 노동자연대 (이병훈 지음 / 한울 펴냄 / 256쪽 / 2만9천원)
- 당하지 않습니다 (김영호 지음 /  카멜북스 펴냄 / 332쪽 / 1만3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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