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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더 이상 아이들의 죽음을 외면할 수 없다

등록일 2019년07월23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임욱영 한국노총 정책본부 국장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음 / 돌베개 펴냄 / 252쪽 / 1만5천원)

 

내일 난 제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마이스터고에 진학했던 18살 동준이는 고3 가을 CJ그룹 입사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현장실습생으로 육가공 공장에 들어간 동준이에게 회사는 학습도 실습도 없는 곳이었다. 결국 장시간 노동과 선임들의 폭행을 견딜 수 없었던 동준이는 무섭다는 문자를 남긴 채 투신한다. 
 

현장실습생, 혹은 청소년 노동자로 어른들의 방관과 외면 때문에 삶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은 동준이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있어왔다. 1988년 고작 열다섯의 나이에 수은중독으로 숨졌던 문송면 군 이후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자동차를 만들다가, 콜센터에서 악성 전화를 받다가 장시간 노동과 괴롭힘, 안전과 교육을 외면한 산업현장 속에서 그렇게 죽어갔다. 
 

그러나 특성화고 학생에 대한 ‘잘 모름’과 '접촉 없음‘으로 인한 세상의 편견은 아이들의 죽음을 단순히 불우한 죽음으로 단정 지은 채 한때의 이슈로만 소비하기도 했다. 이에 작가 은유는 신작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에서 아이들의 정체성을 하나하나 살피며, 겸손한 목격자의 입장이 되어 짧은 생을 보낸 청소년의 죽음을 계기로 우리의 삶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고자 했다. 

 

인간다운 첫 노동을 위하여

 

책은 현장실습생 김동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해, 김동준의 어머니와 이모, 사건 담당 노무사,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실습생 아들을 둔 아버지, 특성화고등의 직업계고 교사와 재학생·졸업생들의 인터뷰를 엮었다. 책 말미에는 현장실습생 유가족 모임 좌담에서 나온 내용도 넣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죽음을 규명하고 애도하는 작업에서 나아가, 그와 얽힌 사람들의 삶과 일, 슬픔과 분노, 기억과 희망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현장실습생의 잇단 죽음은 특성화고 아이들의 ‘세월호’와 다름없다고 한다. 현장실습제도하의 작업장은 우리나라의 가장 열악한 부분을 최전선에 만나는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 임금착취, 과중한 업무가 만연한 곳이었다. 참고 견디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무엇이 부당하고 위험한지 알려줄 제대로 된 제도와 책임감을 가진 어른이 없어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인권과 노동의 사각지대 속에서 죽어갔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사실 되풀이되는 고통을 외면했던, 우리 스스로 알고 싶지 않았던 아이의 죽음이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책 속의 한 구절처럼 이 책은 무감해진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첫 노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토록 하며, 더 이상 아이들의 죽음을 외면할 수 없음을 체감케 할 것이다.

 

<새로 나왔거나 주목할 만하거나>
- 청년팔이 사회 (김선기 지음 / 오월의봄 펴냄 / 324쪽 / 1만6천9백원)
-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조문영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324쪽 / 1만9천원)
-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김영사 펴냄 / 600쪽 / 2만4천8백원)
-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위근우 지음 / 시대의창 펴냄 / 288쪽 / 1만4천8백원)
- 과로자살 (가와히토 히로시 지음 / 한울 펴냄 / 280쪽 / 2만9천원)
-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구정우 지음 / 북스톤 펴냄 / 320쪽 / 1만5천원)
- 공기파는 사회에 반대한다 (장재연 지음 / 동아시아 펴냄 / 324쪽 / 1만6천원)

 

* 한국노총디지털도서관 홈페이지: http://inochong.egentouch.com 
  한국노총 디지털도서관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fktul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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