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관점으로 여성노동정책 방향 재정립해야
말로는 돌봄서비스 강화··· 현실은 사회서비스원 예산 삭감과 신규 채용 중단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성노동단체들이 윤 정부의 여성노동정책 부재를 비판하고, 젠더 관점에서 여성노동정책을 재정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여성노동연대회의는 12일 오후 2시부터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 1년, 차별과 퇴행의 시대! 젠더 관점으로 살펴본 여성노동정책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노동정책의 현황과 과제’라는 발제에서 “윤석열 정부는 별도의 여성노동정책이나 청사진이 없다”면서 “제7차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기본계획은 현재 공개되어 있지 않은데, 수립 중이라면 여성노동자, 연구자, 전문가, 여성 및 노동시민사회의 관점과 목소리를 다양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희 교수는 “현재 시행하는 여성고용정책은 저출산 고령화 극복을 위한 기혼 맞벌이 여성인력활용과 그 조건으로서 일가정 양립 지원 관점이 지배적”이라며 “일가정 양립 정책은 유자녀기혼부부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직장근무자에 집중되어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돌봄의 여성부담은 여전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육아휴직자 규모와 남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기업 규모별 격차가 매우 심각하고,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육아휴직통계 결과’를 보면 육아휴직자는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62%, 여성 68.6%로 높고, 5인 미만 기업에서는 5% 미만으로 나타났다.
△ 발제중인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김 교수는 “현재 저출산 대응 일환으로 여성노동자를 자녀 양육 및 돌봄과 노동인력으로 상정하는 도구적인 관점에서 탈피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즉, 출산, 보육, 인권(폭력) 이슈를 여성인력 활용이나 성역할을 전제로 하는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과 성평등 없이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제언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구조적 성차별의 부정 등 성평등 정책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도달하는 결론은 성별임금격차, 여성 경력단절, 사회적 돌봄, 젠더폭력, 유리천장, 성차별 문화·의식 등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이에 따른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라며 “우선 여성노동 관련 정부 조직에 대한 평가와 개선,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연화 한국노총 공공사회산업노조 지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축소하고 민간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행위는 그야말로 탁상행정으로 사회서비스 정책을 퇴행시키는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돌봄의 국가책임이 무너지지 않고 유지·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토론중인 강연화 한국노총 공공사회산업노조 지부장
이날 토론회는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발제는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강연화 한국노총 공공사회산업노조 지부장, 김미정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경기중서부건설지부 부지부장, 김용남 전국여성노동조합 정책국장,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팀장이 참석했다.
한편, 여성노동연대회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가 참여하고 있는 연대체로 여성노동자의 노동 현실을 개선하고 보다 나은 삶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