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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 민족주의와 열린 민족주의 

등록일 2019년07월23일 11시0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보헌 前 노동자신문·노동일보 기자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인데다 최근 일본총리 아베의 ‘경제보복’ 도발까지 겹치면서 그리고 이 와중에 한국정부가 아닌 일본정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듯한 일부 언론의 모습이 다시 겹쳐지면서 마치 100년 전 한반도의 안팎이 이랬을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면서 과연 민족이란 무엇일까, 잠시잠깐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서 죄송하지만 예전부터 나는 스스로를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나 우리 풍물놀이, 민요를 들으면 몹시도 흥겹고 그저 좋지만, 그런 즐거움보다 훨씬 더 큰 우환과 비극을 가져다주는 것이 민족주의라는 생각이 들어서일 것이다. 

 

불과 6년 만에 7,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나. 나치즘이든 파시즘이든 군국주의든 그 시작은 자기 민족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선동에서 출발했다. 자기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뛰어나다는 이른바 ‘배타적’ 민족주의가 파시즘 등으로 전환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것이 세계사의 진리다. 

 

이처럼 민족주의가 양날의 칼과도 같다는 이유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가진 부정적 시각도 상당하다. 이런 생각이 지나친 나머지 ‘민족’이란 것이 실체가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거나 민족의 운명, 민족의 미래 따위의 논제들이 의미가 없다는 듯한 입장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엄연히 있는 실체를 부인해서도 안 될뿐더러 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지배계급이 아닌 민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학농민전쟁과 의병전쟁, 3.1만세항쟁에서 누가 죽창을 들었고, 누가 총을 들었고, 누가 태극기를 들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3.1항쟁을 준비하고 시작한 민족대표 33인도 전원 평민 출신이었다. 태평양전쟁에서 300만 명의 일본인이 사망했지만 일본왕과 아베의 외조부 등 핵심 전범들은 살아남아 승승장구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열린 민족주의, 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이 아닌 민족 간의 화합과 공존인 것이다. 무엇보다 민족 간의 대립과 갈등을 만들어내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독버섯과 같은 자들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과거의 히틀러, 지금의 아베와 같은 자들이다. 

 

특히 아베를 규탄한다면서 아베와 같은 수준의 생각과 행동을 보여서는 안 된다.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알고, 거기에 집중하는 쪽이 승리한다. 싸움의 대상은 아베 등 일본 내 군국주의 정치세력과 한국 내의 그 앞잡이들인 것이지 일본인 전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 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100년 전 3·1 독립선언서의 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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