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보다 재벌대기업의 독과점 등 구조적인 문제가 더 커’

노동계와 중소상인이 손을 맞잡고 경제민주화 실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99% 을들의 연대’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을과 을’의 갈등구도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 ‘함께 살자! 노동자, 중소상인’을 외치고 있는 역지사지 간담회 참석자들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은 6월 17일(월)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노동자-중소상인 역지사지(易地思之) 간담회’를 개최하고, 재벌체제 개혁과 경제민주화 실천을 선언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에게만 부담이 되고, 정작 대기업은 배제가 돼 을들간의 전쟁으로 악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소상공인이 어려워지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이중적인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열리고 있는 최저임금 공청회에서도 대기업들은 빠지고 소상공인과 최저임금 노동자들만 나와 서로의 애로사항만을 호소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며 “대기업과 하청업체의 불공정거래를 해소하지 않는 이상 을과 을의 전쟁을 끝내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최저임금 논의에 대기업의 참여를 촉구했다.

△ 6월 17일(월)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노동자-중소상인 역지사지(易地思之) 간담회’

방기홍 한상총련 상임회장은 인사말에서 “카드수수료와 임대료 문제가 해결된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서 “재벌대기업의 시장독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 되어야 중소상인의 지불능력이 향상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주 한상총련 사무총장은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세부 과제로 ‘제로페이’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이동주 사무총장은 “전체 편의점의 79%를 차지하는 연매출 8억원 이하의 편의점들이 제로페이를 25% 사용할 때 월 82,500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다”며 “이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시급 인상분 차이인 월 171,830원의 절반 수준으로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13~15만원)을 지원 받는다면 충분히 최저임금 인상분을 보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경제민주화 실천 선언문을 발표 중인 참석자들

이어진 경제민주화 선언에서 이들 단체는 “재벌대기업과의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 중소상인, 자영업의 시장환경을 그대로 놔두고 최저임금만을 탓하는 보수언론과 정치권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공정한 경쟁,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중소상인 및 자영업에 대한 보호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99% 연대를 통해 ▲ 지역상품권, 제로페이 등 경제적 협력사업 적극 추진 ▲ 노브랜드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같은 중소유통 및 지역상권 보호정책 등 ‘사람 중심의 공정한 경쟁’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을 선언했다.

△ 불공정한 임대료 개선! 가맹본부 갑질 근절! 등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노동자와 소상공인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상총련은 “이 자리가 현대판 소작농들의 모임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며 “노력한만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편의점협회는 “편의점 업종은 알바노동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종으로 가맹수수료와 임대료 같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임금지급 여력이 생긴다”면서 중소상인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알바노조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직접 일하는 알바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지만, 알바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은 생계가 걸린 일”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 인사말 중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 인사말 중인 방기홍 한상총련 상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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