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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모순과 계급모순

등록일 2018년11월09일 13시2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보헌 前노동자신문·노동일보 기자

 


 

오랫동안 억눌렸던 민중운동이 폭발했던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학생운동에는 저마다 사회혁명의 전위임을 자처하는 수많은 정파가 명멸했다. 그들을 구분했던 기준의 하나는 그들이 이른바 민족모순과 계급모순 중 어디에 더 강조점을 두는가, 였다. 민족모순이란 민족의 분단, 그리고 계급모순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인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대립을 말했다. 당연히 민족모순에 강조점을 두면 통일투쟁, 계급모순에 강조점을 두면 계급투쟁(노동자투쟁)이 우리가 당면한 가장 긴급한 투쟁이라고 저마다 주장했다. 

 

이런 모습은 당연히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냉전의 최전방에 있었던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은 독일보다 훨씬 더 격렬하고 처절한 민족투쟁과 분단의 역사가 존재했다. 구한말 민중투쟁과 36년의 일제 식민통치, 해방과 함께 강요된 분단, 한국전쟁, 그리고 반세기를 지속한 냉전과 폭압통치. 

 

혁명운동이론의 상식으로 봐서나, 당시 한국사회의 발전단계로 봐서나, 북한정권의 성격으로 봐서나, 민족모순을 앞세운 이론은 비합리적인 면이 많았지만 한국사회의 특수한 현실 때문에 꽤 오래 생명력을 유지했다. 그때의 정파들은 지금 모두 사라졌지만 최근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면 당시 상황이 떠오르곤 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때문이다. 남북관계에서 진전이 있을 때면 치솟다가 실업률 등 국내 경제상황이 이슈가 되면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등락의 격차는 줄고, 고점과 저점은 점점 하향 이동하고 있다. 집권초반의 사회개혁에 대한 높은 기대가 많이 사그라졌고 경제침체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다 남북(미)협상은 점점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 

 

남북관계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현 정부의 노선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쟁을 막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일을 무엇과 바꿀 것인가. 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현재 한국경제의 병증이 단기처방으로 개선될 문제도 아니다. 특히 남북간 평화와 협력은 한국경제의 활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남북화해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점점 더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단적인 예로 북한에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만들어지는 것이 남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해가 될 것인가? 자본가의 관점에서만 바라본 경제협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는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진 ‘경제특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사사건건 대립만 일삼던 여야 정치권은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을 틈타 ‘규제프리’ 지역특화특구법을 합의 처리하는 데는 손을 맞잡았다. 민족모순을 해소하는 역사적 현장에서도 계급모순의 의연한 그림자는 짙기만 하다. 

 

비정규직 및 외국인 노동자 확산의 가장 결정적 시기가 이른바 민주정권의 집권기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무어 그리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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