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수치와 실현방안이 없는 ‘맹탕’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 오늘(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된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주도적인 참여속에서 소득보장강화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각 위원에게 제출했다.
한국노총은 의견서에서 “구체적인 수치와 실현방안이 없는 ‘맹탕’”이라고 총평하고, “제5차 국민연금종합계획안은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는 정부의 무책임한 계획”이라며 “가입자 수 및 가입기간 확대를 위한 크레딧 등 지원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소득공백 해소 없는 수급개시연령 연장 ▲연금민영화 수순을 밟는 완전 적립방식 ▲연령별 보험료 차등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국고 지원으로 정부 재정 책임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한국노총은 “국민연금의 법적 취지에 부합하는 ‘존엄한 노후생활보장’을 위해 20~20년 생애 근로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가 은퇴 후에, 노후최소생활비(2021년 기준 124만 3천원, 소득대체율 45~50% 수준) 수준의 노령연금 지급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소득보장 강화와 함께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험료의 즉각 인상되어야 한다”면서 “2030년까지 12% 보험료 인상 목표로 소득대체율과 보험료 인상의 동시 추진, 이후 추가적 보험료 인상 협의 등 실질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월 26일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국민연금 대안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한국노총은 확정기여방식 관련 “그간 재정계산 논의과정에서도 언급이 없었던 확정기여방식은(또는 완전적립방식) 운용의 손실책임을 개인이 지는 사적연금과 다를게 없는 연금민영화 시도이고,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인상은 세대간 형평성을 이유로 국민연금의 근간인 세대간 연대정신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기금운용 개선 관련해선 “기금 수익률 1%p 추가 인상을 위한 추진과제로 정부의 계획 중 가장 구체적이고 추진의지가 드러나지만, 가입자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가입자가 개입하는 거버넌스의 위상과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관련 지침과 제도가 정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과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편은 막대한 연기금에 대해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하는 위험한 방안”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개혁이 지연되면서 국민들의 불신과 세대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면서 “가입자 확대와 적정수준의 보험료 인상으로 연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적정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연금 수급자와 가입자를 개혁 동력으로 삼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입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거버넌스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정부와 국회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국민 공론화 계획을 수립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5년마다 수립하는 국민연금종합계획은 국민연금법 제4조 3항에 의거해 10월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 10월 27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회의 당일 자료가 배포되는 등 제대로 된 심의가 진행되지 않고 일방적인 보고에 그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