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소득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2025년에 5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제도 시행 후 두 차례(1998년, 2007년) 연금개혁을 거쳤다. 주로 재정안정에 입각한 개혁으로 소득대체율이 급격히 인하되어 노후소득보장기능이 크게 악화됐지만, 문제 제기는 소수의 목소리에 그쳤다.
한국노총이 속한 공적연금국민강화행동(이하 연금행동)은 26일 오전 10시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재정안정론에 편향된 정부 재정계산위원회 보고서를 규탄하며, 이에 대항하는 연금행동 대안보고서를 배포 및 발표했다.
연금행동은 기자회견에서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는 위원 구성과 개혁 방안, 논의 과정 모두 편파적으로 진행됐으며,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을 민간보험처럼 보는 보험 수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정용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이찬진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이어 “재정계산위원회는 9월 1일 소득대체율 상향을 배제하는 등 노후보장을 희생해 재정안정만 추구하는 보고서를 냈으나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연금개악을 부추기는 반쪽짜리 보고서라는 비판을 받았다”면서 “사실상 국가 재정분담 없이 국민연금을 저연금에 매몰시켜 부족한 보장성을 사적연금으로 채우겠다는 공적연금 축소와 사적연금 활성화의 본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안보고서 발표를 맡은 남찬섭 동아대학교 복지학과 교수는 “제도는 그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때 지속 가능할 수 있는데, 국민연금도 공적연금의 본질적 기능인 노후소득보장기능을 다할 때 지속 가능할 수 있다”라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보장해야 하며, 보험료 지원 강화 등 사각지대 해소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각종 개혁조치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것은 국민들이 노후라는 긴 터널을 더욱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란 버스의 크기를 키우고, 성능이 더 좋은 엔진을 다는 것과 같다”면서도 “지금의 재정계산위원회는 마치 금고에 엄청난 돈을 쌓아두고서 그 돈이 빠르게 소진된다며 버스의 크기는 절대 키울 수 없고 엔진 또한 바꿀 수 없다며 버스비만 더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남찬섭 동아대학교 복지학과 교수
이어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인상을 통한 적정노후소득 보장 실현이 필요하다”며 30여 년에 걸쳐 2060년 신규 수급자의 국민연금 실가입기간을 반영하여 평균 소득대체율로 40%에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국민노후소득보장패널조사에서 50대 이상 국민이 노후 최소생활비로 124.3만 원이 필요하고, 노후 적정생활비로는 월 177.3만 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소득대체율 인상을 통한 효과로는 ▲공적연금의 노후생활비 보장 목표 실현 ▲국민연금 급여수준 OECD 평균 근접(소득대체율 50% 인상시 평균임금가입자 OECD 기준 소득대체율은 30.1%로 OECD 평균 42.2%에 근접) ▲노후빈곤 위험 예방(소득대체율 50% 상향시 2050년에 30%, 2060년에 34% 상회) 등을 들었다.
남찬섭 교수는 “보험료는 매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는 것이지 12%, 15%, 18%와 같은 필요 보험료율이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금 개혁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개혁 문제이기에 이 문제를 잘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버스의 차체를 더 크게 만들고 성능 좋은 엔진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