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사용자 의무 준수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 조사 사업장의 30% 정도가 근골격계 유해 요인과 작업환경 측정을 미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산업안전관련 사항에 대해 50% 이상 준수하지 않는 우려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한국노총은 2일, 사용자 의무준수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사용자의 산업안전보건 관련 의무 미준수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 출처 = 이미지투데이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노조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등의 비치‧점검 결과를 요구하고, 미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모자라 ‘노사부조리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편향적으로 노조 부조리 캐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현장에 비치되어야 할 서류는 노조재정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안전보건관련 등 사용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도 많다”며 설문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노총 산하 조직을 대상으로 2월 17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총 439개 사업장이 응답했다. 응답 사업장 규모는 100~300인 미만(31%, 136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50~100인 미만(25.3%, 111곳), 300~1,000인 미만(17.1%, 75곳), 50인 미만(13.9%, 61곳), 1,000인 이상(13%, 57곳)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근로계약서 교부와 노동조건 명시는 90% 이상의 사업장이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취업규칙을 자유롭게 열람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23.2%, 최저임금을 공시하지 않는 사업장이 25.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휴업수당의 경우, 21% 사업장이 미지급하고 있으며,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노동자나 피해 노동자 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도 16.4%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 관련 준수의무 조사결과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및 그 결과 공개 여부에 대해 27.3%의 사업장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실시 유무에 대해 35.3%(155곳)의 사업장이 미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1.7%(139곳)의 사업장은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위험성 평가도 24.1%(106곳)의 사업장이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령 관련 요지를 게시 또는 비치하고 있지 않은 사업장도 22.8%(1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특히 더 심각한 결과를 보였다. 사용자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분기별로 개최하는지 묻는 질문에 50%가 개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는지 묻는 말에는 58.3%가 실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사용자가 작업환경측정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59.3%가 아니라고 답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실태조사는 산업안전보건 관련 규정을 인지하고 있고, 노조가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만 조사한 결과라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조사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정부가 노조회계에 대해 월권적으로 위법한 개입행위를 무리하게 진행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단체에 대한 지원금과 사용자 준수 의무에 대해 보다 철저히 근로 감독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정부가 거듭 강조하고 있는 공정한 ‘법과 원칙’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사업장 규모별 중대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이 539곳으로 전체 80.3%를 차지했다. 지난해 100명 미만 사업장의 노조조직률은 1.8%, 30인 미만 사업장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