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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콜센터노동자들의 임금은 욕설값?

저임금구조, 실적 압박에 휴식조차 못해

등록일 2022년11월03일 10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곽현희 한국노총 콜센터노조연대 의장

 

현재 우리나라의 콜센터 사업장은 대부분 외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30여 년 전의 노동조건 및 노동환경에 여전히 멈춰져 있다.

 

감정노동 콜센터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는 외형상 40만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비공식적으로 200만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출되지 않아 정확한 종사자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콜센터 종사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생활형 종사자가 많기 때문에 공정과 불공정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는 환경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자료에 의하면 2020년도부터 공공부문의 콜센터는 자회사로 전환되어 그나마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임금은 동일업무를 하는 원청 직원의 40% 수준이고, 휴게공간은 구성원 대비 너무 비좁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임금구조로 인해 한푼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마음에 스스로 휴식시간도 반납하고 일하는 실정이다. 욕설 고객에 노출되는 빈도수 또한 여전해 극심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왜 콜센터는 노동환경의 열악함을 인정받기가 어려운 걸까?

 

대부분이 간접고용인 민간 콜센터의 경우에는 공공부문보다 더 열악해 실시간 감시체제와 저성과자에 대한 코칭이 이루어진다. 이는 높은 이직율로 이어지고 있다. 원청의 실적 압박은 그대로 남겨진 노동자들의 몫이 된다. 이들은 구성원들을 대변할 수 있는 노조조차 결성되어 있지 않아서 불합리한 업무지시나 노동환경 개선 등에 대응조차 할 수 없는 구조이다.



 

기업의 최전선에서 총알받이 감정노동으로 근무하는 콜센터노동자들은 여전히 20여년전의 단순노임단가를 적용받는다. 현재 통신시설과 ICT기술 발달로 콜센터노동자들은 원청 직원들의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하청업체 소속으로 최저임금을 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직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쉼 없이 평균 100콜을 받으면서 화가 잔뜩 난 고객들로부터 들어야만 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욕설과 인격을 무시당하는 모욕적인 말을 참아내는 값으로 월평균 230만원을 받는다. 그러한 모욕을 받는 대가도 포함된 임금이니 당연하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결국 스님보고 절이 싫으면 떠나라는 말과 같은 것일까?

 

콜센터노동자들은 부모님이 운명 직전이어도, 아이가 밤새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할 때도, 생리때만 되면 몸져 누워야만 하는 상황에도, 마음대로 쉴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콜이 많아서, 이미 연차나 육아휴직자가 많아서 등 그때마다 우리의 사정은 다 무시되고 회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결국 연차를 내지 못하고 조퇴를 허락받으려고 회사를 나왔다가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한 동료와 생리때만 되면 아무리 힘들어도 실적 압박에 눈총을 받고, 아픈 아이를 두고 출근했다가 남편과 불화를 겪은 동료, 휴가자가 많다고 연차가 반려된 동료들은 지금도 여전히 콜센터로 출근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압박만 하고 있다. 저성과자를 압박해 퇴출하는 수단으로 각종 코칭제도 및 업적평가를 실시한다. 사용자들의 눈에는 회사의 소중한 우수상담사가 아닌 두당 단가로 보이는 것임에 틀림 없다.

 

 

저임금구조와 고용불안 해소해야

 

요즈음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자 진입장벽이 낮은 콜센터에 청년들이 몰려든다. 힘든 일임을 알면서도 또는 모르고 일단 들어와 선배들처럼 타성에 젖지 않겠다면서 영혼을 팔며 동료보다 더 많이! 욕설고객도 오케이! 콜을 받아 쳐내지만 월세와 통신비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 이같이 고달픈 직업임을 깨닫는 데는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다. 청년들은 그냥 그렇게 왔다가 체험하고 떠나지만 장년층은 그럴 수가 없다. 이직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를 모를 리가 없기에 실적을 압박한다. 이처럼 콜센터는 너무나도 힘든 곳이다.


콜센터는 소속 업체가 계속 변경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지만, 노조를 만들어도 정상적인 노조활동이 쉽지 않다. 몇몇 사람들이 고용불안과 불평등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자주적인 노조를 결성하려 해도 교묘하게 회유당하고, 결국 권력을 가진 자들의 설득에 굴복하고 만다. 이것이 바로 폐쇄적인 콜센터의 현실이다.

 

특히 민간의 경우 노조활동이 더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콜센터가 외주화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있거나 결성하고 싶어도 2년마다 용역업체가 변경되어 단체교섭이 제대로 승계되지 않는다. 결국에는 노동조건도 원청의 의지에 따라 사실상 좌우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 자회사도 마찬가지다.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명칭은 변경되었지만, 처우개선 등은 원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회사가 임의로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이다. 자회사 정상화 명목으로 모기업 임원진을 자회사 사장으로 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역할은 모기업 노조이다. 그들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자회사를 조직화하기도 하지만, 모기업의 예산을 나누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각종 의견대립에 노노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한발 물러나 모기업의 운영진에 맡겨 버리게 된다. 노조도 이익집단이기에 자회사의 운명은 그렇게 결정지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국노총 콜센터노동조합연대는 이익을 달리하는 모자회사간의 이해관계를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소속된 산별연맹에서 해결할 수 없는 불합리한 문제를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함을 인지하고 있다.

 

콜센터노조연대는 콜센터노동자들의 직무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아 한시바삐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한국노총 내 콜센터노동자들을 규합하고 연대해 콜센터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호하는데 앞장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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