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디지털 산업‧노동 전환 등 지역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따른 고용노동 현안을 다루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역의 사회적대화가 필요가 아닌 필수임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이 주최하고 노사발전재단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지역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및 중앙-지역 협력 구축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7월 19일~20일 1박 2일간 세종시티오송호텔에서 열렸다.
첫 번째로 ‘복합대전환시대의 지역사회적 대화 :과제, 성찰,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사회적 대화 발전방안으로 “사회적 대화는 참여주체와 형식적인 틀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그 내용과 아젠다가 중요하다”며 “사회적 대화 자체가 목표라기보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의 성격이 우선이므로 역할 수행을 잘하다 보면 어느새 제도화되고 발전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합대전환 시대가 던지는 일자리 질서의 재구조화의 과제를 지역사회적 대화가 감당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성과가 무엇인지 명확히 짚으면서도 한계가 무엇인지 잘 정돈해서 점진적으로 의제적 과제와 형식적 역량의 결합력을 증진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중인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지역사회적대화를 활성화 하는데 있어 노동조합의 역할로 “노동조합 스스로 복합대전환의 주체임을 명확히 인지해 향후 전개될 일자리 질서의 지각변화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일자리와 일자리 이동, 일자리의 양질화 등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역사회적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 성과를 내려는 노력 또한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로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노사민정협의회와 노조의 과제 : 한국노총의 지역사회 개입력 제고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국노총 지역조직(2020.8.27.~9.21 진행, 15개 지역본부와 38개 지역지부)의 지역노사민정협의회 참여실태 설문조사 결과와 한국노총이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개선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먼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전략의 성공이나 지역조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비롯한 지자체 협력사업에 대한 총연맹의 관심과 대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 단위 소통체계를 만들어 지역담당자 간의 정기적 교류를 지원하면서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더불어 한국노총 중앙에서 주요한 지역 사안에 대한 대응 지침과 전략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중인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어 ①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전략의 점검과 개선으로는 △기존 사회적 대화의 성과와 한계 평가 및 개선과제 도출 △사회적 대화기구 관련 방침과 현장 점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 인식 제고를 꼽았고, ②한국노총의 지역 전략의 점검과 개선으로는 ▲지역사회 개입 전략 구상 ▲지역 전담부서(혹은 기구) 신설을 말했으며, ③지역조직의 위상과 역할 정립으로는 △지역조직 위상 강화 방안의 마련 및 실천 △지역지부 위상 강화 △지역조직의 자원 파악과 활용 방안 모색 △지역본부와 지부의 긴밀한 협조 체계 구축 등을 핵심사항으로 들었다.
또한 ⑴지자체 협력사업의 적극 활용 방안 마련에 대해 ▲지자체 협력사업 현황 파악 ▲한국노총의 지원체제 구축 ▲회의체 노동계 위원의 역량 강화 ▲회의체의 적극 활용 전략 강구 ▲지자체 협력사업에서의 민주노총 조직과의 관계 검토 등을 제시했고, ⑵지자체 협력사업과 조직 사업 연계로는 △지역사회연대 전략 차원에서의 지자체 협력사업 접근 △지자체 협력사업에 대한 조직의 관심과 참여 유도 등을 제안했다.
세 번째로 손영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지역 주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중앙-광역-기초 협력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제했다.
손 전문위원은 “지역 주도 사회적 대화를 위해 통합적 지역고용노동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형식적인 통합에서 실질적인 연계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 내 노동 전문성을 갖춘 상근조직 설립과 정착을 통한 지역 내 주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중인 손영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
이어 “경사노위에서는 지역사회적대화를 위해 의제별 위원회를 신설함으로써 연구회 제안 의제에 따라 지역 현황 및 전문가의 의견, 노‧사‧정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도 “쟁점 사항에 대한 노사정의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 의제에 대한 대안 방향이 어느 정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역노사민정협의회 활성화를 위한 정부정책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손필훈 고용노동부 노사협력과장은 “지역고용정책심의회 기능 통합 및 인자위를 노사민정협의회의 하부위원회로 편제할 수 있는 근거로 마련했으며, 균특법 및 시행령, 고시 제·개정으로 상생형일자리 등 지역단위의 일자리 문제로 이슈 확장과 고용창출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무국이 없는 곳 혹은 사무국이 있어도 전담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다수이며, 참여주체 다양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특고·여성·청년 등을 대변할 단체와 대표 등의 참여 또한 여전히 부족하다”며 지역노사민정협의회의 한계를 밝혔다.
△발제 중인 손필훈 고용노동부 노사협력과장
손 과장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활성화 방안으로 ▲논의 의제 확장 지원(산업·노동전환 대응, 산업안전) ▲상생형 일자리 중심 지역의 일자리 문제 대응 지원 지속 ▲중앙-지역, 지역 간 유기적 협업 지원 ▲협의회 인프라 및 운영 내실화 지원 등을 제안했다.
간담회에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저임금‧무한노동시간 체제를 고착화하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추진으로 중앙과 지역의 노사관계와 노정관계에 긴장감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사회적 대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사말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특히 “사회적대화의 산물인 현재의 임금체계와 주 52시간제에 대한 공격은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도 되지 않은 사회적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어제 노동부가 발족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의 목표와 구성, 향후 진행 과정 또한 노동자에게 경제위기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공개선언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지역사회 내 노동조합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역노동이 직면한 난제를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며 중앙과 지역의 소통과 연대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한국노총 지역본부협의회 회장(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도 “지역단위 노사민정 주체들의 사회적대화와 합의는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산업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의 변동과 위기를 노사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의제들을 빠르게 생산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사말 중인 이준희 지역본부협의회 회장(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
이어 “지역단위 노사민정 거버넌스를 주도하며 산업, 노동, 고용의제를 만들어내어 추진하는 주체는 노동단체”라며 “오늘 간담회가 지역단위 노사민정 사회적대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는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사례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노총 시·도지역본부 및 지역지부 임원과 지역노사민정협의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간부, 한국노총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지역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 관계자, 지역사회적대화에 관심있는 노조 간부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이튿날은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의 ‘노동 중심 지역사회적대화 건설을 위한 전략 의제’ 발제 후, 지역사회적대화 활성화를 정책요구 및 결의문을 채택해 결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