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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가자 국회 앞으로

등록일 2018년11월09일 13시2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강훈중 교육선전본부장(대변인)

 

과거 우리는 친 노동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던 정권이 오히려 반 노동정책을 밀어붙여 이에 맞서 투쟁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존중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을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도 이번만은 노동자를 배신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듯 정권이 바뀐 이후 우리 노동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노동자를 괴롭히고 노정간 갈등을 일으켰던 3가지 지침이 폐기되고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노동시간 단축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노동시간 특례업종도 대폭 축소되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본사직영보다 자회사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아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고 정규직 전환으로 잘릴 것을 두려워하는 고령노동자들도 있다. 특히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노동시간단축법안 통과 이후 정권교체 초기 다소 숨죽여 있던 보수야당과 자본, 그리고 그들을 대변하는 보수언론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때문에 고용상황이 나빠졌다며 총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최저임금법과 노동시간단축법이 보수진영의 주된 타깃이 되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보수야당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단축법을 빌미로 노동개악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업종별 지역별로, 혹은 기업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고 하는가 하면 초과근로수당 지급 없이도 장시간노동을 시킬 수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주휴수당 폐지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연장근로 포함 주당 64시간 까지 장시간근로가 가능하여 주52시간 노동시간단축법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다. 노동존중사회를 기치로 내건 정부의 기재부장관이라는 사람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등 대놓고 기업 편을 들고 있다. 


주휴수당이 폐지될 경우 17%의 임금손실이 발생해 100조 원이 넘는 돈이 노동자 호주머니에서 자본가의 금고로 들어간다. 이럴 경우 노동소득분배율은 더욱 악화되고 사회양극화도 심화된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ILO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을 비롯한 전 산업에 걸쳐 일상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어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고 은퇴노동자들의 노후가 불안한데도 사회안전망 강화와 국민연금제도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지난해 9월 한국노총이 3단계 사회적대화를 제안한 이후 그동안 노사정대표자회의가 4차례 열려 사회적대화기구 개편 법안까지 통과됐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틀에서 제대로 된 사회적대화는 열리지 않고 있다. 우리는 올해 최저임금제도 개악에서 사회적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한 바 있다. 최저임금법은 노사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하지 못한 채 국회로 넘어가 매달 지급되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최악의 내용으로 개악된 것이다. 모두가 노동존중사회와 거리가 먼 내용들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우려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또다시 노동존중정책의 후퇴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노총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주요 노동이슈들이 비교적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반 노동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등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노동존중사회 실현은커녕 근로기준법 개악을 걱정하게 생겼으니 우리는 노동조합답게 단결하고 투쟁하여 정책협약 이행을 촉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노총은 11일 17일 오후 1시30분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년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근로기준법 개악을 저지하고 노조법 전면개정을 통해 노조 할 권리 보장과 전임자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고용불안시대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국민연금을 개혁해 보장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요구사항이다.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무엇보다도 정부여당의 소득주도성장과 노동존중 정책 기조가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할 것이다. 11.17 전국노동자대회를 힘 있게 조직하여 노동존중사회를 추동하는 동력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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