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현재 발의되어있는 공무직위원회법의 제정과 3월 31일 효력이 만료되어 운영이 종료될 예정인 공무직위원회의 상설화를 촉구했다.
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설치된 공무직위원회는 이번 달 31일 운영이 종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무직 노동자에 대해 일관되고 합리적인 인사기준이나 근로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며,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 했다.
이에 한국노총은 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민주노총,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위원과 공동주최로 긴급 국회토론회를 열고, 공무직 의제 논의에 대한 지속성과 위원회의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의견을 나눴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2020년 12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중앙행정기관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직무의 분류, 분석 및 평가 등을 바탕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는 합리적인 무기계약직 임금 기준을 마련할 것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는 합리적인 무기계약직 임금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노력하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긴 하나, 향후 공무직의 신분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는데 일응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정치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라고 말하며, 공무직의 노사관계를 적정화하기 위해서 ▲중앙정부 소속 공무직 전체에 적용되는 인사, 보수, 조직, 정원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 마련 ▲합리적 인사관리 및 처우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총괄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전담조직 설치 ▲공무직이 담당하는 직무 통일적으로 규정하며, 정원 등에 관한 사항을 법정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발제 중인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이어 공무직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정부와 노동계,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고 협력해서 공공부문 공무직 인사‧노무관리와 처우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만료 직전까지 실질적으로 해결된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적어도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에 대한 제도개선이 있기 전까지는 공무직위원회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행정규칙 방식이 아닌 법률 등의 입법을 통해 위원회의 기능을 이어갈 회의체를 상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공무직위원회법 법에 대해서도 “법률안이 제정된다고 해서 공무직에 당장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직위원회 설치 근거를 법률의 차원으로 규정하고, 동 위원회의 존치를 영구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급한 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오성 교수는 “이 법률안에 대해 환노위 전문위원 작성의 검토보고서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하여 논의를 지속하기에 어려움’이라고 되어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 해야 한다’가 모범적 사용자로서의 국가가 할 말이라고 본다”며 공무직 문제는 민간부문의 문제가 아닌, 공공부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과 배제의 문제임을 꼬집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상원 한국노총 공공연맹 상임부위원장은 “공공부문에는 60만 명이라는 엄연한 공무직노동자가 일하고 있으며, 이들이 정부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공무직노동자의 신분이 분명치 못함으로 인해 차별과 갈등이 발생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 발언 중인 이상원 한국노총 공공연맹 상임부위원장
이상원 상임부위원장은 “아직 공무직의 처우개선과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으며, 공무직 규모에 따른 관리주체조차 정리되지 못했다”며 “공무직위원회의 상설화가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했다.
앞서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회는 오늘 토론회를 기점으로 ‘공무직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제정에 박차를 기해주시고, 정부는 필수노동자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국민 서비스 질 향상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공무직위원회를 상설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 과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이 실마리이며, 불평등 구조를 깨는 노동개혁이 바로 공무직위원회의 상설화”라고 덧붙였다.
△ 인사말 중인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무직위원회 상설화는 공무직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이를 비정규직 노동자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면서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는 공무직위원회법을 3월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인사말 중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날 토론회 좌장으로는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가 맡았으며, 발제자로는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대학 교수가 나섰다. 토론자로는 이상원 한국노총 공공연맹 상임부위원장, 공성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실장, 이상민 한양대 교수,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전대환 고용노동부 공무직기획단 기획총괄과장, 박성궐 기획재정부 경제구조개혁국 노동시장경제과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