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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1년, 가능성을 확인하고 도약을 꿈꾸다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사무국장(한국노총 본부장)

등록일 2022년11월02일 08시2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10월 26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출범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형노동자들 스스로 상호부조에 기반한 기초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설립된 공제회가 출범을 선포한 지 정확히 한 해가 되는 날이었다. 캘린더를 빼곡이 채운 일정들을 디디며 숨가쁘게 달려온 1년, 공제회는 아직 거창한 성과를 내세우긴 어렵지만 소중한 경험들을 축적하며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때론 희열하며 때론 낙담하며 기반을 다지다

 

출범 이후 공제회는 대표사업의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공제조직은 구성원의 회비나 공제부금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하지만, 조직화가 미미한 플랫폼노동자나 프리랜서들의 기여만으로 최소 규모의 공제사업조차 당장 기대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초기 사업에선 외부자원이 필수적이었다. 다행히 금융노사가 설립한 금융산업공익재단의 과감한 지원 결정이 있어 자산형성·직업훈련 지원사업이라는 현재 공제회의 대표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공공부문 노사의 공공상생연대기금이 후원하는 건강검진 지원도 공제회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주요 사업의 확정 시점에 자산형성 지원금의 액수가 애초 안보다 줄어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제공하는 혜택들이 적지 않다고 봤기에 공제회 가입이 빠르게 늘 거란 기대가 컸다. 올해 초부터 회원모집이 본격화되며 두달여만에 3천명이 넘는 가입신청이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적립형 공제사업이나 직종별 맞춤형 상호부조사업도 곧 현실화 될 수 있겠다고까지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회비를 내며 사업에 참여하는 회원의 증가 속도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자산형성 지원 혜택에 대한 직종별·연령별 선호가 상이했고, 사업참여 및 지급 신청도 기존 서민금융지원기관을 한차례 더 경유해야 함에 따라 복잡한 절차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배달·대리운전·가사돌봄 노동자의 일하는 환경과 생활의 특징이 고려되지 않는 자격증빙의 형식과 제출방식 또한 실제적인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더욱이 기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조직들의 규모가 대부분 크지 않아 가입대상인 수많은 현장 당사자들에게 공제회의 사업과 혜택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지극히 협소했다. 공제회를 직접 알릴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홍보수단들은 재원의 한계로 검토조차 할 수 없었다.

 

공제회 사무국과 회원단체들은 손발을 맞추며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나갔고, 금융산업공익재단 실무진의 공감과 협조로 시스템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7월 이후 추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홍보캠페인과 온라인 광고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출판·편집, 웹툰·웹소설, 영상·미디어, 운동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프리랜서들과의 간담회와 교육 등을 통해 가입대상 범위를 넓히고 있다.

 


△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출범 1주년 기념식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며 현 시대 공제운동의 역할을 실천적으로 검증하다

 

공제회는 처음부터 경제적 보호조직으로서의 역할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대개의 비정형노동자들이 체계적인 직업 훈련이나 보상체계가 주어지지 않은채 당당한 직업인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공제회는 △노동주도의 직업훈련체계 구축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대안적 건강관리 시스템 제시 △일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형성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이러한 점에서 사실상 공제회의 첫 공식 사업이었던 2021년 서울시 배달라이더 안전교육과 심야이동형 쉼터(셔틀) 시범사업은 특히 의미가 깊었다. 라이더 안전교육의 경우 공공부문의 자원과 역량을 연결했다. 배달라이더의 입장과 눈높이에서 교육콘텐츠를 기획하고, 실기와 이론을 병행하는 라이더 안전교육의 모델을 제시했다. 공제회 주도의 안전교육은 플랫폼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교육과는 달리 동료학습을 가능케 해 교육효과를 높였다. 또한 직업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심리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이것은 향후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들의 직종별 직업훈련과 안전교육에서 노동공제회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야이동형 쉼터(셔틀)사업은 대리운전자 등에게 심야이동권을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지역의 기존 이동노동자쉼터들을 연계 운행해 기존 쉼터들의 이용률까지 높아지는 효과도 보았다. 이는 개별적으로 분산화되어 추진되고 있는 공공부문의 취약노동자 지원사업들이 당사자인 노동자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연결될 때 시너지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역할을 공제회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웅변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비록 예산 부족으로 규모가 축소되고 중단되기도 했지만, 사업의 의의가 충분히 검증되었기에 올 하반기 고용노동부의 플랫폼종사자 일터개선지원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어 10월부터 확대 실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자체 재원에 의존하고 있는 기존 입주형 이동노동자쉼터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민관협력형 간이쉼터 조성사업이 있다. 비록 현행 법령의 한계로 추진이 중단되었지만, 휴게시설 확대가 절실한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에게 여전히 현실적인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한편, 뿔뿔이 흩어져 일하는 업무환경의 특성상 사회적 목소리가 크지 않은 비정형노동자들의 이해대변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노동조합과 함께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각 직종별 요구를 전달하고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프리랜서 각 직종의 고충을 청취하며 현실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도 축적했다. 특히 최근 카카오톡 먹통사태로 인한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들의 신고센터를 발빠르게 설치해 피해사례를 접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회 앞에서 올바른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 중인 김동만 이사장

 

인지도와 신뢰도 제고는 여전한 숙제

 

아직까지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는 사회 곳곳에까지 알려져 있지 않고, 공제회의 사업을 접하는 현장의 당사자들도 우선은 갸웃하며 경계를 하는 듯하다. 신뢰감 있는 조직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노총과 연대조직들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지역사회에서 인지도를 꾸준히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회비수입 기반의 재정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대표사업인 자산형성·직업훈련·건강검진 지원사업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를 통해 회비납부 회원의 수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당사자들의 보다 다양한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사업도 필요하다.

 

현재 공제회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제공받거나 공유하며 일상적으로 상호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동자 정보·커뮤니티 플랫폼>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개개인이 작성한 온라인 콘텐츠나 주위 동료들의 경험이 직업정보의 주 원천인 비정형노동자들에게 보다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플랫폼을 운영하는 공제회로의 유입을 증대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긴급 생활안정자금 대출이나 직종별 손해보험과 같이 당사자들의 필요도가 높은 사업도 방안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제회가 출범 1년을 맞기까지 한국노총과 산하조직의 연대와 지원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이 지면을 빌어 그동안 후원과 응원을 보내준 모든 조직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훗날 지금의 모습이 노동운동의 영역과 주체를 확장한 혁신적인 시도이자 노동조합운동의 아름다운 연대로 기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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