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노동자 실질임금 최저임금 수준도 안돼

가사플랫폼노동자 시간당 임금 8,700원, 택시플랫폼노동자 8,100원

코로나19 엔데믹… 과업량 음식배달노동자 20.2% 감소, 가사노동자 62.5% 증가

고물가시대, 불안정노동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공정보수 협의체 구성 필요

2020년 이후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플랫폼노동자의 경제적 여건은 매우 열악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그간 비대면 노동을 수행했던 플랫폼노동자에게 더 큰 경제적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국노총중앙연구원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이하 한국노동공제회)는 플랫폼 기반의 음식배달, 대리운전, 택시, 가사노동자 6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전‧후 경제적 여건 변화를 대면 조사했다. 조사기간은 2022년 9월 12일부터 30일까지이다.

△ 출처 = 이미지투데이

실태조사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대면 플랫폼노동자의 과업량은 거리두기 이전보다 증가(대리운전 56.1%, 택시 39.1%, 가사 62.5%)했으나, 비대면 플랫폼노동자의 과업량은 감소(음식배달 20.2%)했다. 플랫폼노동에 수반되는 비용을 포함한 월평균 총수입은 거리두기 해제 이전 299.5만원에서 거리두기 해제 이후 344.2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식비와 유류비 등 기록적인 물가상승 영향으로 실질 수입은 230.6만원에서 216.7만원으로 6.0% 감소했다.

특히 플랫폼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9,9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이었는데, 업종별로 보면 음식배달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 1천원, 대리운전은 1만원이었다. 무엇보다 택시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8천1백원, 가사노동자는 8천7백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플랫폼노동자 88.9%는 심각한 물가인상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주로 식비(56.9%)와 유류비(31.1%) 부담이 높았다.

이와 같이 플랫폼노동자는 급격한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건당 보수액은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플랫폼노동자의 실질수입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무엇보다 ‘개수노동’이라는 플랫폼노동의 특성으로 플랫폼노동자가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해소하는 방안은 오직 ‘장시간 노동’만이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을 통한 수입 증대는 플랫폼노동자의 안전사고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취약하게 만들어 플랫폼노동자를 더욱 취약한 계층으로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용역 계약 프리랜서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국노동공제회가 2022년 실시한 5개 직종의 프리랜서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수 년간 변함없는 용역단가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다는 고충이 쏟아진 바 있다.

계약관계에서 ‘을’인 프리랜서들이 개별적으로 공정한 보수를 주장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각 업종별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표준단가를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나 협의통로도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향후 플랫폼노동자 및 프리랜서 단체들과 함께 정부와 국회에 관련 정책의 강화와 입법을 촉구하는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국노동공제회도 다양한 프리랜서 직종의 실태를 파악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한편, 생계안정을 위한 다양한 공제·복지 사업 및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활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물가 시대에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취약노동계층의 생계안정을 위한 보수기준을 논의할 수 있는 업종별 협의체 구성과 이를 촉진하는 제도 및 정책 마련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