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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세제개편안

유동희 한국노총 정책1본부 선임차장

등록일 2022년09월05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민주국가에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은 어찌 보면 쉽고 당연한 기본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더구나 그 정책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발표된 국가정책은 그 순간부터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것이 되며, 결국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새 정부의 첫 조세정책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코로나 위기 상황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위기, 글로벌 패권 다툼 등 대외적인 경제 위기 상황까지 겹치며 서민 소비자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이번 세제 개편안은 과거 70·80년대 정부가 추구한 재벌대기업 위주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지난 10여 년간 사용했던 ‘세법개정안’이라는 명칭 대신 과거 이명박 정권까지 사용되었던 ‘세제개편안’이라는 명칭까지 꺼내 들며 그야말로 잔칫집 밥상처럼 발표했지만, 애석하게도 이번 잔치의 주인공은 국민이 아닌 재벌대기업이다.

 

 

누구를 위한 세제개편안인가?

 

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①기업경쟁력 제고, ②일자리 및 투자 세제지원, ③원활한 가업승계 지원, ④금융시장 활성화 관련 개편안을 발표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과거 보수정권 당시 추구했던 법인세 인하였다.

 

이번 개편안에서 초대형 법인에게 적용되는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고, 중견기업 등에 대한 가업상속공제한도와 범위를 각각 1,000억 원과 매출액 1조 원으로 확대하고, 종합부동산세의 공제금액을 인상하는 등 소위 ‘부자감세’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예상되는 감세액은 약 4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반면,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조세부담을 경감한다면서 추진한 근로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의 조정에 따른 근로소득세 감면액은 약 2조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조정은 모두 기업의 경영상 비용 부담을 덜어주며 고용 창출과 같은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결정은 정부의 악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임금수준을 상승시키고자 도입한 투자상생협력세제 일몰을 발표했는데, 정부는 시행 효과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폐지했다. 정부 입장처럼 실효성이 없다면 그 이유에 대한 고민과 성찰 그리고 대안이 제시돼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러한 세제의 실효성이 없는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노동’이 아닌 ‘기계’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업로봇 도입 대수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즉, 이번 법인세 인하와 투자상생협력세제 폐지는 앞으로 인간노동의 몰락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처사다.

 

 

떡고물 수준의 민생정책

 

이번 개편안에서 민생안정을 위한 세제개편안은 크게 서민과 중산층 세부담 완화에 관한 내용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방안 및 지역균형발전 강화와 부동산세제(종부세 과세기준 조정) 정상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방안 및 지역균형발전 관련 부분인데 이는 대부분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내용이다. 특히 직장인 식대 비과세(10만 원 → 20만 원)의 경우, 국세청 간이세액표를 기준 평균 1만 8,800원가량 실수령액이 늘어나게 되는 수준이며, 유류세, 농산물, 커피 등의 세제 혜택은 대부분 공급자인 기업의 매출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수준에 불과한 인기영합주의에 기반한 정책들이다.

 

오히려 현재의 위기 상황에 맞는 적재적소 정책들이 시급히 반영되고 즉시 시행돼야 했지만, 한국노총이 이번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발송한 대정부 건의문의 내용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과거 보수 정권에서 추진하다 오히려 극심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을 초래한 ‘노동배제·대기업 주도’의 수출주도성장정책이 다시금 부활한 것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7%p 상승하였는데, 3%p의 민간소비 성장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이제 대기업 위주의 수출성장 전략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낙수효과는 대기업의 해외투자 증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일자리 창출능력 저하 등으로 허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합계출산율이 1명이 채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향후 불거질 국제적인 정서를 반영한다면, 오히려 기업을 위한 세제개편안이 아닌 국민들 특히 노동자들을 위한 세제개편안이 주를 이루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전 세계의 주요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민생, 내수 경제를 앞다퉈 성장을 추구하는 사이 과거 산업부흥기의 기업을 위한 신자유주의이론에 입각한 우리나라의 세제개편안이 몰고 올 미래가 우려스러움을 넘어 두려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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