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희 한국노총 정책1본부 선임차장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할리우드 스타를 탄생시킨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삶을 살아오며 다양한 지식과 연륜을 쌓아온 한 인간이 더 이상 사회에서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는 이를 빗대 제목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표현했다. UN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사회를 초고령사회라고 칭하는데, 우리나라는 2022년 현재 그 비율이 17.5%에 달하며 사실상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발간한 자료1)에 따르면 세계인구는 2022년 79억 7천만 명으로 1970년 대비 2.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약 50년 뒤 2070년에는 103억 명까지 증가한다. 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 현재 5천 2백만 명 수준에서 2070년에는 3천 8백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2~2070년 기간 중 생산연령인구의 구성비가 24.9%p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71.0%인 현재와 비교하면, 2040년 56.8%, 2070년에는 46.1% 수준까지 낮아지고, 고령인구 구성비는 28.9%p까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70년 65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약 절반가량(46.4%)을 차지한다.
이러한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출생자 수 감소다. 2021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홍콩을 제외하면 세계 국가(지역) 중 가장 낮은 수준인데, 1970년 4.53명에 비해 무려 3.72명이 줄어든 수치다.
최근 발표된 일자리 비율만 보더라도 고연령층의 비율은 점차 증가추세다. 구체적으로 전년 대비 60대 이상 일자리는 37.8만 개, 50대는 20.9만 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일자리 중 50대와 60대가 차지하는 일자리 비율이 약 4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정부 역시 초고령국가로 진입 시 당장 국가 경제를 지탱해줄 생산인구감소가 불어올 부정적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노동 현장에서는 고령화와 최근 몇 년간의 코로나 상황까지 더해지며 제조업과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인력 수급난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외국인력 쿼터 확대 등의 미봉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는 결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경제를 지탱해온 대기업 제조업 중심의 경제논리에 기대어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더이상 어려워진다. 노동력의 고령화, 산업전환 등의 변수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2)에서도 노사정은 초기업 수준의 협의 활성화를 포함한 노사관계 정책을 세밀하게 마련하고, 정부는 노인들을 위한 비용 절감형 복지정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노동조합에서도 노동 현장에서 연령에 대한 불이익은 엄연한 차별로 규정되고 있으므로, 더 늦지 않는 시점에 본격적인 노인을 위한 나라로의 대비가 필요하다.
1)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통계청(2022) 1970~2070년까지 100년간의 시계열 자료 분석
2) 노동력 고령화에 대한 노사관계적 대응, 한국노동연구원(2015)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