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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노동조합에서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과 활동

김현우 정의로운전환연구단

등록일 2022년05월11일 13시1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노동조합은 기후변화라는 전례 없는 상황의 주요한 이해당사자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전략을 가지고 관련 논의에 개입하고 노동 운동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게다가 기후위기는 원인과 영향 모두가 국경을 넘는 속성을 갖는 현상이기 때문에 국제적 수준에서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노동운동 대응의 역사는 제법 오래되었다. 2006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노동과 환경에 관한 노동조합 총회’와 국제노총(ITUC)의 창립 총회에서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받아들였다. 폴란드 포즈난의 2008년 제14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14)에서부터 분명한 입장이 만들어졌다. 2010년 ITUC 2차 총회는 ‘정의로운 전환’이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특별한(the)’ 접근이라고 선언했다. ITUC는 국제 캠페인의 수위를 높여갔고, 마침내 2015년 파리협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합의문 전문에 포함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비록 추상적인 문구지만 유엔과 각국의 기후 정책에 정의로운 전환이 원칙으로 반영될 수 있는 개입과 투쟁의 근거를 만든 것이다.

 


 

기후변화 이슈는 해외 많은 나라의 노동조합에게 기후 일자리 캠페인, 노사정 프로그램, 작업장의 온실가스 감축 등 여러 방식으로 수용되고 발전하고 있다. 해외 사례들은 노동조합이 조직 수준과 영역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사업 내용과 방식을 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노총(ETUC)과 국제공공노조(PSI)는 기후변화와 정책의 일자리 영향을 조사하고, 모범 단협안과 교육 매뉴얼을 만드는 등 지역과 업종을 고려한 컨텐츠를 생산해 회원 노동조합을 지도하고 있다.

 

당장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산업 단위 노동조합의 대응도 주목할만하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 중단이 예고된 가운데, 독일 금속노조는 해당 산업의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테이블에 참가하는 한편, 조합원 직무 훈련과 기금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38년까지 ‘탈석탄’도 추진되는 있는데, 독일의 에너지 노동조합과 연구 기관들은 주요 정당들과 함께 탈석탄위원회를 통한 대안을 마련했다. 영국과 미국의 탈석탄 지역에서도 비슷한 기구가 만들어졌다. 유럽 조선업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전환에서는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진행 중이다. 덴마크에서는 몇 개의 조선소가 폐쇄된 후, 노동조합의 지원으로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해양 재생에너지센터와 교육센터가 설립되었다.

 

부문과 지역 수준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일자리 영향과 대안 작성이 가능하다. ETUC의 노동조합 가이드에 따르면 기후 정책에 대한 노동조합의 참여는 부문별 수준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조합은 ‘현장(on the ground)’에 있으며 해당 부문과 회사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매우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작업장 녹색화(Green workplaces)와 녹색 대의원 활동이 펼쳐졌다. 영국의 지자체 공무원 노조(UNISON)는 소방관, 사회복지사 등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정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간호사 노동조합이 기후위기와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공공의료 확충을 주장하는 것도 시사적인 사례다.

 

 

물론 노동조합 혼자서 이런 활동을 다하기는 어렵다. 노동조합을 외곽에서 지원하는 연구소와 단체들은 기후변화와 산업 관련 데이터를 취합해 가공·제공하고 정책 이슈를 발굴하며, 교육 툴과 리소스 제공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동자네트워크(LNS)는 2021년 ‘정의로운 전환 듣기 프로젝트(JTLP)’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에서 경제 전환을 경험했거나 피해가 예상되고 있지만, 제대로 입장이 청취되지 못했던 노동자와 공동체의 발언과 사례를 모은 합동 연구 사례다. 이 보고서는 정의로운 전환이 규모와 수준에서 더욱 과감해야 하고(Go Big), 전반적이어야 하며(Go Wide),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야 한다(Go Far)고 주문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노동조합이 시민사회 조직들과 ‘기후동맹’을 만들어 우군을 확보했다.

 

이처럼 파리 협정 이후 해외 노동조합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은 더욱 다변화되고 수위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상층 로비 중심으로 흐르거나 정부와의 가능한 주고 받기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ITUC도 이러한 측면을 경계하면서 대중적 조직화와 동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ITUC는 올해 6월 22일, 노동조합의 공동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와 고용, 우리의 일자리를 지키자(#CEPOW)는 제목의 국제적 대화와 행동 제안이다. 전 세계 노동자들의 안전, 일자리,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위한 논의에 사용자를 초대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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