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 의의와 한국노총 역할
지방선거, 적폐세력 청산 연장선! 노동존중 지역사회 건설!
완전한 적폐청산
2016년, 혹한의 겨울 내내 지속된 촛불 시민의 바람은 대한민국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서 나아가 제대로 된 적폐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었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은 정경유착‧재벌중심의 사회를 종식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 건설이었다.
2017년 조기대선에 한국노총은 노동가치 구현, 평등복지사회 건설을 위한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노동이 존중되는 평등복지통일국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조합원 총투표에서 대선 지지후보로 결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이 존중되는 한국사회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일자리가 성장이고 복지라 강조, 국정운영체계를 일자리 중심으로 바꾸고 일자리 5년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의미 있는 조치가 있었다. 그러나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어 노동기본권이 강화되고,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성장으로의 전환은 여전히 미흡하다. 더불어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악덕 사용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 대신 오직 이윤 중심의 기업운영과 문어발식 경영을 펼치는 대기업의 행태, 보수정치세력과 보수언론, 관료들의 공격과 속도조절론 등 노동정책 후퇴가능성과 노동기본권 보장에 심대한 위협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적폐청산 없이 한두 사람의 의지만으로 노동존중사회 기반을 조성할 수 없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는 지난 촛불시민혁명의 연장선으로 지역에서부터 완전한 적폐청산과 민주주의 회복, 국민주권 가치 실현의 장이 되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지역 노동자와 취약계층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야 한다.
노동의 개입력 높여 진일보한 노동정책 만들어야
1987년 체제는 인권이 보장되고 노동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헌법으로 극복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헌법개정(안)에는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하는,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국가운영의 기본틀을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독자적 수평적 관계로 지방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을 보장한다는 온전한 지방분권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이다.
새로운 헌법에서 지방분권 명시가 추진되는 정세에서 진행되는 지방선거의 승패는 지역에서 노동존중 지역사회 건설을 위해 분투하는 한국노총의 근간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임에 틀림없다.
민선 5, 6기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라는 정책방향을 수립하고, 도시는 노동의 시작이자 미래라는 관점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과감한 노동정책을 모범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노동인지행정’ 개념을 행정에 도입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행정시스템을 마련하고자 지방정부 최초로 일자리노동정책관‧노동정책과‧노동협력관 등 노동전담 행정기구를 설치 운영해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노동존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행정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감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광역단체장이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보듯이 지역을 대표하는 후보의 인식과 역할에 따라 지역의 노동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수립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지방선거의 키포인트다.
지역민의 좋은 일자리와 고용안정, 소득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지역사회 건설은 지역사회와 정치에 노동의 개입력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필연적으로 낳는다.
노동의 참여와 개입의 여하에 따라 진일보한 노동정책이 만들어지느냐, 이윤과 유연성이 우선시되는 사회로 회귀하느냐는 우리 노동자의 손에 달려 있다. 참여와 개입, 요구 없이는 어느 것 하나 노동자 편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지금껏 지역토호세력과 보수세력, 단체장과 사용자만의 중심에서 서서히 지역사회 전반의 이해당사자를 비롯한 주민 참여 등이 활성화되어 가는 중이다. 노동이 존중되는 지역사회 건설의 기반인 지역 내 노사정 간의 사회적 대화도 노동계의 지난한 요구로 점차 중요성이 인식되는 과정에 있다. 지방선거 적극 대응을 통해 친노동 지역 후보 선출에서 나아가 지역 단위 사회적 대화 활성화로 지역운영 중심에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친노동 거버넌스 기반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방선거,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을 기회
지역일수록 적폐세력의 준동은 더욱 강고하다. 지역유지와 보수정당, 지역토호세력의 결합은 지역노동자의 삶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지역기득권세력의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지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충남도의회의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재의결 등 지역에 따라 인권과 노동의 가치가 후퇴하는 반역사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분권의 시대, 노동자가 지역의 주체로 직접 참여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함께 하는 지역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에서 지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같이 싸우고 제도개선을 만들어가는 후보를 중심으로, 노동적폐세력 또는 반노동자 형태 경력 정당(후보)과의 완전한 단절을 위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차별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일터, 소득이 보장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정당(후보)을 지원하고 선택해야 한다. 노동존중 후보의 당선은 지역에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2018년 지방선거에 적극 임해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나아가 노동존중 지역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지방선거 정책요구안을 마련했다. 정책요구안은 ‘노동존중 지역사회 건설’을 목표로 노동존중 지방시대, 좋은 일자리 인프라 구축, 소득 보장 및 삶의 질 강화를 위한 정책요구와 회원조합 정책요구로 구성했다.
한국노총 각 지역(지부)은 정책요구안을 바탕으로 ‘노동존중 00지역(또는 지부) 정책협약’을 적극 추진하고, 당선 이후에는 의정협의회를 통해 정책요구안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친노동 정치 기반 확대, 거버넌스 강화로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노총 정책요구안의 수용과 실행은 친노동 의정활동으로 노동존중 지역사회를 건설하겠다는 후보들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장인숙 한국노총 정책본부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