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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勞勞)갈등 부추기는 육아휴직 해소를 위해서

장진희 한국노총 전략조정본부 국장

등록일 2024년04월17일 14시0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저를 기록하였으며 2024년에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수준인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출처: 이미지투데이]

 

2006년 2조 원으로 출발했던 저출산 예산은 2018년 이후 40조 원까지 확대되었고, 급기야 2023년에는 50조 원까지 확대됐다. 일부 인구정책에서 나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프랑스와 독일의 저출산 예산이 GPD의 4%에 달하고 있음을 이유로, GDP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지적하며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을 위해 중요한 건 예산의 규모가 아니라 정확한 원인진단과 그에 맞는 정책설계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저출산의 원인을 진단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저출산 원인을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는 이미 2000년도 초반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이루어져 왔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결과를 토대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출산율의 반등조차 없는 현실은 현재의 저출산 정책을 다시 한번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출산·양육과 직접 맞닿아 있는 육아휴직이 그렇다. 육아휴직에 관한 논의는 주로 1년 미만의 근속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 육아휴직 법적 사각지대, 휴직 기간, 소득대체율, 남성 육아휴직,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과 차별, 경력단절로 정리된다. 이처럼 그간 육아휴직에 관한 정책을 자세히 보면‘육아휴직 당사자’를 대상으로‘육아휴직 사용 이후’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육아휴직자에게 육아휴직 기간의 경제적인 측면, 기간, 직장 내 차별 방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즉‘육아휴직 사용 전’에 관한 문제이지만 현재 그리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사실 이미 수많은 육아휴직에 관한 연구조사는 사용 전 환경의 중요함을 말해왔다. 육아휴직 조사의 단골 질문인 육아휴직 사용의 어려움은‘직장동료의 눈치’로 귀결된다.

 

실제 주변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되어 부담될까 봐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꺼린다는 인터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육아휴직의 중요성에 있어서 무려 90% 이상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이처럼 대다수는 우리 사회에서 육아휴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 주변 동료가 육아휴직을 가서 휴직자의 업무가 나에게 가중되는 상황은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즉 원론적으로 저출산 해결과 사회 전체의 안정 및 존속을 위한 집단적 가치를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심리가 상충한다.

 

결국, 집단 기능주의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의 충돌로 인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휴직자는 주변 동료들 사이에서 죄인이 된다. 친분이나 동료애, 같은 조합원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 휴직자는 자신을 이해 못 해주는 동료가 서운하고 미안하며, 불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직자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지 않은 사용자의 의무는 전혀 논의되지 않아 육아휴직은 노노갈등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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