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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객관적 조사를 담보하는가? 노동조합의 역할은 무엇인가?

장진희 한국노총 전략조정본부 국장

등록일 2024년03월25일 16시01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2019년 7월 16일 시행된 이후 고용노동부로 접수된 사건은 2023년 4월 말 기준 26,955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19.3건의 직장 내 괴롭힘(이하 “괴롭힘”) 사건이 고용노동부에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중 취하 등을 제외한 근로감독관이 실제 조사·수사한 사건은 11,220건으로 감소하지만 그런데도 하루 평균 8.2건에 달한다. 게다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조항인 「근로기준법」 제75의3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에게 신고하고 사용자가 조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사건 외에도 수면에 드러나지 않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까지 고려해본다면 우리 사회 내 직장 내 괴롭힘은 더욱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 「근로기준법」 내에 신설됨에 따라 이 법의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제외되는 현실을 차치하고서라도 괴롭힘 금지법에 적용되는 노동자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표적으로 ‘객관적 조사’의 담보를 들 수 있다. 현행 법령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 조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다.

 

이는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의 주된 가해자인 관리자 또는 상급자와의 유착, 성별이나 연령, 교육수준 등에 대한 편견, 피해자와 적대적 관계 등으로 인해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소·영세사업장에서 더 심각하다.

 

대체로 현장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처리는 내부 조사기구를 가동하거나 사용자가 외부 노무사나 변호사 또는 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내부 조사기구가 사용자 편향적으로 구성되거나 평소 사용자에게 자문해 오던 외부 전문가 자문의 연장선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사용자의 의도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상술한 것처럼 사용자가 가해자 친화적이거나 인적속성에 대한 편견, 피해자와의 적대적 관계에 있는 경우 등 ‘객관적 조사’를 담보할 수 없다. 즉 조사 주체를 정함에 있어서 피해자의 의견이 전혀 반영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객관적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어떠한 문제도 없다.

 

직장 내 괴롭힘의 조사과정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역할로 규정하고 있고 객관적 조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조사를 위해 내부 조사기구 구성 시 반드시 피해자가 지정한 조사위원을 포함해야 하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외부에 위탁할 때는 객관성을 위해 사용자를 대리하거나 자문한 기관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게 사용자를 대리한 기관을 선임해야 한다면 반드시 피해자의 동의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내용이 「근로기준법」 또는 시행령에 포함되어야 한다.

 

유노조 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이 더 적극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해결에 개입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국노총 조합원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조합원 중 노조가 사건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비중은 15.7%에 불과하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이 감내해야 할 사건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직장 내 괴롭힘이 노동시장 내 주요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괴롭힘은 노조가 대응해야 할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되었다. 이에 단체협약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전 직원 대상 예방 교육을 추진하고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시 심리적으로 불안한 조합원을 위해 노조 간부의 동석 또는 대리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심리상담과 의료비의 지원 등도 요구된다. 대외적으로는 법 개정을, 대내적으로는 단협 등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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