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노동조합 지역조직의 정치활동 영역을 살펴본다. 이는 한국노총 지역조직이 지역사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정치활동 현황 분석을 근거로 한다. 현장 조사 결과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영역은 ①사업장 ②시민사회(단체) ③지방정부(단체장 포함) ④지방의회 ⑤주요 정당의 지역조직 등 5가지 영역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는 노동조합이 지역사회와 연계한 정치활동을 위해서는 이 5개 영역에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각 영역의 주요 활동 사항을 소개한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왜 사업장은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활동이어야 할까?
‘사업장/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지역 정치활동’이란 접근에서 노동조합 활동은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5가지 영역은 ①사업장 ②시민사회(단체) ③지방정부(단체장 포함) ④지방의회 ⑤주요 정당의 지역조직 등이다. 기업친화적이고 보수적인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주요 제도 형성이나 정책적 의제에 노동조합이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들 영역의 활동이 모두 필요하다. 다만 사안 혹은 상황에 따라 그 중요도나 우선 순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들 영역 중 사업장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주요 정당의 지역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노조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노동조합을 지원하는 기본 인프라 구축이란 의미를 갖는다. 이 기본 인프라는 노동조합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상대로 할 때 요구되는 동력과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이호(2017) 논의와 궤를 같이 한다.
사전적으로 ‘정치는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교섭하고 활동하는 일’이다. 따라서 사회를 특정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모든 활동이 사실 정치인 것이다. 풀뿌리운동을 비롯한 사회운동은 그 자체로 정치인 셈이다(이호, 2017: 200).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노조가 하는 많은 활동은 사실 정치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지역정치를 공식화/제도화되어 있는 영역과 대중 정치세력화 차원으로 인식하는 이호(2017)와 같은 맥락이다. 예컨대 공식화/제도화되어 있는 지역정치 영역은 지방의회나 단체장 등을 통한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대중 정치세력화 차원의 지역정치는 지역 주민들의 영향력 강화, 주민자치, 참여 등을 통해 구성된다. 이런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실제 지역정치라는 개념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녹아 있다(이호, 2017: 201-203).
노조의 정치 영향력 발휘는 일상 정치활동이 축적되어야
공식화/제도화되어 있는 영역과 대중 정치세력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업장/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일상시기와 선거시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실제 정치활동은 이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좀 더 분석적으로 검토하고 해당 시기 정책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편의상 일상시기와 선거시기로 분리해 볼 수 있다. 각종 선거에서 발휘되는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일상시기 지역조직의 활동과 성과를 토대로 한다. 지역조직이 평상시에 사업장/지역사회와 연계하면서 활발히 활동한다면 선거시기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노동조합들의 정치활동을 일상시기와 선거시기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표 1> 참조).
일상시기 사업장 활동으로는 조합원이나 간부 교육활동, 한국노총 출신 의원 활동 홍보 등이 있다. 선거시기 사업장 활동은 교육활동 외에 후보발굴 사업, 후보자 초청 간담회, 투표참여 독려, 유세 참관 요청 등 다양하다. 지방정부 대상 활동은 일상시기에는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등 지방정부 주요 협의체 참여, 지방정부와의 간담회, 고용노동 문제 관련 조례 제‧개정, 지역 현안에 대한 제안서/건의서 제출 등이 있다. 선거시기에 지방정부 활동은 단체장 후보 지지 및 실천활동, 정책협약 체결, 후보 초청 간담회 등이 있다. 지방의회 활동은 일상시기에 지역조직과 지방의원 간 네트워크 운영, 지방의회 모니터링, 지방의회 감시, 지방의원과의 간담회, 한국노총 출신 지방의원 지원체계 마련, 고용노동 관련 조례 제‧개정 활동 등이 있다. 선거시기 지방의회 활동은 시·도 의원 친노동자 후보 선정,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정책질의 및 답변 요청 등이 있다. 정당지역조직 활동은 일상시기에 주요 정당의 각종 위원회 참여, 정당 지역조직과의 네트워크, 고용노동 관련 제안서/건의서 제출 등이 있다. 선거시기에는 선거대책기구 결합 및 지원활동이 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은 일상시기에는 단체와의 일상적인 연대활동, 지역사회 현안 공동대응 및 지역시민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이 있다. 선거시기 시민사회단체 활동으로는 선거 관련 시민사회 연대체 참여 등이 있을 수 있다.
노조, 사업장 너머 지역의 주요 사회세력과 연대·협력해야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에는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주요 정당의 지역조직 즉 정치권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 이외에 사업장과 시민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여러 활동이 포함될 수 있음은 앞서 확인하였다. 지역정치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이미 한국노총이 1991년 30년 만에 부활한 지방의회 선거 이후 제시했던 한국노총 및 각급 조직의 정치활동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당시 한국노총은 향후 정치활동과 관련하여 ‘전 조직원이 참여하는 조직운동의 원칙’, ‘국민적 이해 공유의 원칙’, ‘제 민주적 사회운동단체와 연대의 원칙’을 제시했다(한국노총, 1991: 469). 이처럼 노조의 정치활동은 단지 정치권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적인 정치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노동조합에서 사업장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직의 힘과 자원을 모으려는 기본적인 활동이나 지역시민사회에 참여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는 활동들도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정치는 단지 선출직 공직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이호, 2017: 200). 이런 맥락에서 노조의 지역 정치활동은 사업장 너머 지역사회의 주요 사회세력과의 연대 및 협력, 연계 속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이호(2017), 『풀뿌리운동, 새로운 복원: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이루는 힘, 풀뿌리운동 이야기』, 옥천:포도밭출판사.
한국노총(1991), 『한국노총 1990년 사업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총(2003), 『한국노총 2002년 사업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