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에스피엘 제빵공장에서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정부에 제대로 된 산업안전보건 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지난 15일 에스피엘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혼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작업은 2인 1조 작업이 원칙이지만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노총은 17일 성명에서 "해당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회사에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으며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덮개를 열면 자동으로 기계가 멈추는 장치인 안전방호장치(인터록)도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일주일 전 비슷한 끼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충분한 조치가 취해졌으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SPC그룹은 계열사 노동자가 죽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죽은 노동자를 애도하기는커녕 대대적인 홍보성 기사로 관련 기사를 덮으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통령까지 관련 사고를 언급하고 국정감사까지 확대되고 나서야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런 것을 사전에 예방하라고 만들어졌음에도 에스피엘 현장에서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SPC관련 계열사를 포함해 철저히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제대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안전방호장치가 없는 혼합기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죽은 동료의 선혈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면서 "언론에 알려진 뒤에야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사고가 발생한 3층 전체의 공정 중지를 권고 등 안일하고 부실한 대처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음에도 고용노동부는 사후감독, 특별감독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 현장의 노동자들은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정부는 한 해 2천여명이 죽고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치고 병드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참담한 사고가 나기 전 예방감독부터 주도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