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 2부 <이슈인터뷰>
■ 방송 : FM 90.7MHz (오전 7:30~ )
■ 방송일 :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 대담 :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방송듣기>> https://podbbang.page.link/XYGG2QcWYzwVuKUA8
[이슈인터뷰] “SPC, 동료 숨졌는데도 계속 작업시켜...고용노동부 감독행정도 부실”
◇ 김성민 앵커(이하 김성민)> 지난 15일, 경기도 평택 SPC 계열의 SPL 제빵공장에서 사망재해가 발생했죠. 이에 대해 각계 비판이 거세짐과 동시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망 재해와 관련해 이지현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변인님 안녕하십니까.
◆ 이지현 한국노총대변인(이하 이지현)> 네. 저는 안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김성민 > 네. 먼저, 이번 경기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있던 사망 사고에 대해 짚어볼까요?
◆ 이지현> 지난 10월 15일 새벽 6시 15분경에 spl 평택 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노동자 분이 끼어 사망하신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사고가 난 사업장은 2조 2교대로 맞교대 사업장입니다. 돌아가신 노동자는 야간근무조로 일했구요. 2인 1조로 작업하는 근무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돌아가신 분은 혼자 일하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 김성민 > 조금 전에도 잠깐 언급하긴 했는데, 이 사망 재해가 일어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 이지현> 아직 조사중이긴 한데요. 직접적인 원인은 뚜껑이 닫히지 않았고, 몸이 끼었는데도 기계가 계속 돌아간 것과 그런 사고가 났는데도 기계를 꺼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긴 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안전관리 부실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크고작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법칙인데요. 보도에서 들으셨겠지만 이 사고 발생 약 일주일 전에도 노동자가 손이 끼었었고, 아마 수많은 알려지지 않은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사고가 발생하면 철저하게 안전교육 다시 하고 원천적으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장비를 보완하거나 교체해야 하는데 그냥 별로 안다쳤다고 넘겨버리고.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 김성민 >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혼자 작업한 거는 확인이 된겁니까?
◆ 이지현> 혼자 작업한 것은 맞구요. 그런데 근무형태가 2인 1조가 둘다 혼합기에서 다 봐야한다 이런 매뉴얼이 있는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어찌됐든 사고가 나면 가까이에 소리나 그런걸 들을 수 있었으면 금방 끌 수 있었을 텐데, 그런게 어떻게 됐었는지 cctv도 없고 이러니까 정확하지는 않구요. 수사팀이 꾸려졌다고 하더라구요. 추후에 조사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성민 > 또 사망한 20대 여성노동자분이 이전에 남자친구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기도 했어요. 그 문자에서 과도한 업무량을 느낄 수 있었는데, 실제로 현장의 업무량은 어떤가요?
◆ 이지현> 제가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지 않아서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노조 위원장님하고 통화를 해보긴 했습니다. 당일날 업무량이 평소보다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해당 공장은 2조 2교대 제조업 사업장입니다. 제조업 자체가 힘든 일이기도 하고, 사고 노동자는 야간 12시간을 일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무리 낮에 쉬었다고 해도 사람의 신체 리듬이라는 것도 있고, 밤새 12시간을 일하는 자체가 힘든 일 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성민 > 이번 사망 재해 이후,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SPC에서 파리바게트 런던매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에 대해 비판이 거센데요. 사망재해 이후, SPC그룹의 대응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 이지현> 저도 그 부분이 더 화가나는 지점인데요. 사고 얘기를 듣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려고 검색을 했는데요. 파리바게트 런던매장 진출 뉴스가 줄줄이 나오더라구요. 사고뉴스는 뒤에 밀려있고. 런던매장 오픈 날짜를 검색해 봤는데 오픈은 현지시간으로 14일이었거든요. 그러면 사고가 나기 전에 오픈을 한 것인데, 뒤늦게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의심이 되더라구요. 저도 한국노총에서 언론담당을 하고 있지만 이런 행사 보도자료는 사전에 배포해서 당일 날 보도되는게 일반적이예요. 시기나 이런게 안맞는거죠. 아무리 생각해도 산재사망사고 기사가 언론에 배포되니 이걸 덮으려고 한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구요.
나중에 대통령이 사고에 대해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라고 하고, 국감 중인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삼으니 그제서야 월요일이 돼서야.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그런데 사과 이후에도 기자들이랑 통화를 해보니 기사제목에서 spc이름을 빼고 평택의 한 공장으로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진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를 한건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성민 > 회사이름을 빼달라?
◆ 이지현> 네. spc이름을 빼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 김성민 > 이게 제대로 말이 안나오네요.
◆ 이지현> 네. 그렇습니다.
◇ 김성민 > 그리고 한국노총에서는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대처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까요?
◆ 이지현> 사고 이후에 동일 모델 혼합기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어요. 처음에요. 그래서 공장에서는 안전장치가 있는 다른 기계로 작업을 계속 했거든요. 3층에서 사고가 났는데 바로 옆에 피가 남아있는데, 흰천으로 가리고 작업을 계속 한거예요. 뒤늦게야 고용노동부가 나머지 안전장치가 있는 혼합기에 대해서도 작업중지를 명령을 하고 그제서야 3층 전체 작업이 중지됐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3층 전체 작업중지를 했어야 하고, 고용노동부의 초동 대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구요.
왜냐하면 사고처리 과정에서 사고 현장을 수습한 노동자들과, 그 장소에서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도 피 옆에 있고 하면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 왜 그랬을까 아쉬움이 있구요.
그리고 사고 전에 spl이 안전우수기업 인증도 받은 업체입니다. 안전우수기업에서 후진적인 끼임사고로 산재사망 사고가 났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점검이 부실했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김성민 > 사고발생이후에 회사의 바로 대처도 문제가 있었던게 아니냐 그런얘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사고 직후 현장에 같이 있었던 노동자가 트라우마 호소를 했는데 다음날 현장 투입을 해서 작업을 했다는게 이게 사실이 맞습니까 아니면 확인이 안된 것입니까.
◆ 이지현> 저도 그 뉴스를 듣기는 했는데 현장에 없어서 spl 노조 위원장님하고 통화한 바로는 확인이 아직 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성민 > 이부분은 확인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지현> 네.
◇ 김성민 >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수사의 초점은, 당시 해당 사업장이 안전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에 모이는 듯 해요.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이지현> 식품가공용 혼합기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2013년부터 자율안전신고 대상 기구에 포함됩니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 받는 대상이었는데요, 보도에서 들으셨듯이 뚜껑이 열린 상태에서도 가동됐기 때문에 조치의무 위반으로 볼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 등에게 spl 대표이사 등에게 안전보건과 관련한 인력과 조직 이런 등등의 의무를 부여했는데 안했으니까 저희는 중대재해 처벌법 대상이라고 보는거구요. 이번 사고가 그러한 의무를 다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엄중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민 > 사실 이러한 문제가 SPC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죠. 속으로 뜨끔하는 사업장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정말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적극적인 조치들이 너무나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데요. 이러한 사고와 재해를 막기 위해, 어떤 제도와 지원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이지현> 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사해보니 혼합기와 관련해서 최근 5년간 17명이나 사망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서도 같은 혼합기는 77명의 노동자들이 끼임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사고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심각하게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이번 사업장은 50인 미만은 아닙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당시에도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시행 유예시켰습니다. 그동안 철저하게 예방 준비를 하라는 것이 유예의 이유였는데 현장에서는 준비가 거의 되고 있지 않고 노동부의 지원 역시 부족한 상황입니다. 기업도 정부도,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대하고 예방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우려가 되는게, 사용자 단체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를 위한 개정요구를 하고 있고, 기재부도 노동부를 압박하고 있는데. 절대 완화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지금 중대재해처벌법도 미흡하다고 노동계는 생각합니다. 강화해야 하고.
직후에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는데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해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사와 수사는 기본이고, 이와 별개로 사고 재발방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감독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 김성민 > 사람이 죽었습니다. 죽었는데 그 이후에 회사의 다른 건을 홍보하는걸 보도자료로 뿌리고 기사화 시키는거는 이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끝으로 못다한 말씀 있다면 전해주시죠.
◆ 이지현>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청년 노동자가 혼자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몇해 전 김용균씨가 혼자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죽었고, 구의역에서도 김군이 혼자 일하다가 죽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역인 평택항에서 이선호씨가 죽었는데. 도대체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재벌, 대기업 CEO나 그 자식들은 이렇게 죽을 일이 생기지도 않겠지만, 정말 자기 자식들이 이렇게 죽는다고 해도 현장을 이대로 방치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발 현장 안전시설과 안전 교육 등에 집중해서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죽지 않 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 김성민 > 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과 말씀 나눴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터에서 사망사고가 계속해서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돈의 논리 때문에 해야할 안전조치 이런걸 안하고 계속해서 공장의 기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게 경영자의 책임. 돈의 문제. 비용의 문제 이런 걸 따질게 아니죠. 사람의 생명이 먼저이다. 이런걸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노총 대변인이 좀 울컥해서 눈물을 흘렸는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드리면서, 공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이분의 억울한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유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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