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율이 인상됐다. 인상 이유에 대해 정부는 “건강보험 체계 개편으로 수입은 감소했지만 수가 인상과 필수의료체계 강화로 예년 수준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국민의 보험료 부담 여력을 우선으로 고려해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노총이 속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공동성명을 내고 “물가 폭등과 생계 위기속에서도 건강보험료율을 기어이 인상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 지난 29일, 건강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무상의료운동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국민의 부담을 생각했다면 보험료를 동결하거나 인하했어야 한다”면서 “6%가 넘는 24년 만의 최대 물가상승률,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국민고통지수, 사상 최대 가계부채 등의 요인들로 실질임금이 대폭 삭감되고 있는 와중에 건강보험료까지 인상되어 삭감의 폭은 더욱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물가 인상을 잡겠다며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사상 최대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는 물가 인상 폭탄에 금리 인상의 직격탄도 맞고 있으며, 생계 위기에 견디다 못한 대우조선 하청지회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수십, 수백억의 손배가압류로 돌아와 임금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정부의 보험료 인상의 핵심 의미로 비춰지는 것은 경제위기 고통을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부자들과 기업의 세금은 대폭 인하해주며 국고지원과 부자, 기업주들의 부담 확대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단체는 “공공의료 확충과 같은 ‘필수의료체계 강화’를 정말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줄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건강보험 재정 순기여자로 정부가 이미 내국인과 차별적으로 많은 보험료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외국인 피부양자 제도 개선’ 같은 인종 차별적 대책을 재정 개혁 방안이라고 내놓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부담을 더 늘리겠다는 것”을 비판하며 마치 보험료 인상이 이주노동자들 탓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야비한 수작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부과체계 개편으로 감소하는 보험료 수입은 국고에서 지원해야 하며, 보장성을 후퇴시키거나 외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희생양 삼아선 절대 안된다”며 “기업과 부자들의 보험료와 세금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 폐지로 지원 비율을 높여 항구적으로 법제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