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종종 알렉스의 광기로 시커멓게 물들지만, 인물에 대한 가치판단까지 하진 않는다. <더 노비스>는 관객이 인물을 쉽사리 옹호하거나 비난하지 않도록 구성돼있다. 알렉스의 사연을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그녀에게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며 편들지 않는 연출은 오히려 성취감을 얻는데 강박 돼 있는 한 인물을 온전히 볼 수 있도록 만든다. 후반부에 이르면 조정팀의 그 누구도 알렉스를 곱게 보지 않는다. 싸이코와는 함께 훈련할 수 없다고 못을 박는 식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만든 걸까? 영화는 그것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며, 설령 알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여긴다. 자연히 영화는 적당한 교훈극과 완전히 다른 곳으로 향한다.
학업, 운동, 예술 등에서의 성취를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혹은 도대체 그 성취라는 것은 무엇이며, 어느 선에서 객관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것일까? 알렉스는 자기 기록을 꾸준히 올리면서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속한 곳에서 가장 잘하는 것, 1등이 되는 것, 최고가 되는 것이 그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더 노비스>는 알렉스의 강박과 행동을 통해 노력과 성취에 관한 여러 질문이 던져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서, 기어이 위태로운 길을 가고 그 끝에서 자신을 마주 보며 또 다른 출구를 찾는 인물의 모습에 집중한다.
특정 분야에서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의 어두운 면모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 노비스>는 재즈 드러머 앤드류의 강박을 고스란히 담은 <위플래쉬>(데이미언 셔젤, 2014), 발레리나 니나의 복잡한 욕망을 그린 <블랙스완>(대런 아로노프스키, 2010)과 닮았다. 다만, 알렉스의 동기는 두 영화의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내면 깊숙한 곳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 성취에 관한 핏빛 드라마가 각 영화에서 어떻게 비슷하고 다르게 연출되는지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롭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