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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분석 및 전망을 통해 본 한국노총의 대응 방향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

등록일 2022년05월09일 08시48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제20대 대선은 역대급 도덕성 시비와 자질 논란 속에 막판까지 혼전이 거듭되었고, 한국노총은 복합위기 하에서 ‘노동중심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과제를 제기하며 대선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등 정책실패 결과로 정권교체론이 부상했고, 이에 편승한 보수야당이 신승했다. 이번 대선은 다음날 새벽 3시를 넘겨서야 당선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역대 최소 득표 차이를 기록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노총은 변화된 정치환경 등을 고려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치 지배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5월 9일 출범하는 새정부와의 관계 등 대응 방향과 활동기조의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노동사회 정책공약 개괄 진단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정책공약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원리를 중심에 두고 있다. 대선 기간 중에 국가 운영 방향을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로 칭하며, ‘혁신성장’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강조했다. 흡사 14년 전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 성장제일주의, 낙수효과 등의 경제정책이 연상된다.

 

신자유주의는 국제적으로 사실상 퇴조했고, 국내에서도 2012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신자유주의 정책이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다시 전면화된 ‘자유민주주의’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경제원리이다. 정책의 근간이 되는 신자유주의는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노동유연화, 기업감세, 사회복지 축소 또는 시장화,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 등 작은정부를 지향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주요 국가들은 확장적 재정지출과 공공인프라 확대, 부유세, 복지 확대 등 정부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전혀 다른 기조로서 자유방임적 시장으로 회귀하는 윤석열 정부의 신자유주의 부활에 우려가 크다. 이미 불평등‧양극화의 기울기가 커져 있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비뚤어진 노동관은 매우 우려스럽다. 후보 시절에 주 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150만 원 최저임금, 중대재해처벌법 폐지 등 잇따른 실언들과 ‘4% 강성노조’에 담긴 노조 혐오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정책 가운데, 노동공약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과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째, 자본진영에서 주장해온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방향으로 대표적으로 선택근로 단위기간 1년까지 확대, 연장노동시간의 총량규제,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도입 등과 함께 직무성과급적 임금체계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도 문제지만 이와 같은 반노동정책을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도입‧개편할 때 현행 노동자 집단동의 방식이 아니라 부서·직종 등으로 나누어 부분 동의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동의제도를 개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근로자대표제도 개악은 노동 전 분야에 걸쳐 반노동정책을 관철·확산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자본의 대노동 공격형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

 

둘째, 사용자단체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정책들이다. 자본의 주장이 국정과제화 되거나 집권 이후 궤를 같이 할 경우 반노동정책으로 확대·추진될 위험이 있다. 대선 직후 3월 10일 전경련, 경총, 상의, 중기중 등 사용자단체들이 일제히 윤석열 당선인에게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을 주문했는데, 이는 자본 중심의 국정 편성을 위한 포석이었다. 대표적으로 윤 당선인 노동공약 가운데 ‘사업장 점거에 엄정한 법 적용 및 공정한 노사관계 확립’은 경총이 ILO 기본협약 비준시 노조법의 보완 입법으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제도 개편 등과 함께 주장해 온 3대 노조법 개악 과제들이다.

 

셋째, 효과가 높은 핵심 정책 수단보다는 실효성이 낮은 보조‧주변부 정책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소득분배개선’ 효과가 가장 높고, 직접적인 ‘최저임금’ 정책이 자취를 감추었고, 그 대신에 간접적, 부분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EITC(근로장려세제)’의 대상과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고용서비스’는 고용센터 확충 및 직업상담원 일자리 개선이 없고, 디지털서비스가 우선 정책으로 고려되었다. 정책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주변부 정책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이 정책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넷째, 일부 대선 노동정책 가운데는 한국노총 요구와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이 발견된다. △노동이사제를 통한 공공기관의 투명성 강화 △산업전환 고용영향 사전평가, 산업‧지역별 노동전환서비스 제공 △플랫폼종사자 기본권리 보장, 청년알바보호법 △공무원·교사 타임오프 적용 등이 이에 해당된다. 새정부는 본 정책공약에 우선순위를 두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임기 초 협력적 노정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다섯째,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 공약의 방향은 권리 보장과 정의로운전환 등 노동중심성에 있지 않고, ‘일자리, 공정과 상식’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누락된 공약으로는 노사관계 측면에서 ‘교섭체계와 사회적대화 등’을 찾아 볼 수 없다. 노동시장 정책에서는 일자리 외에 세대‧계층을 아우르는 고용정책이 부재하다. 대표적으로 고용보호, 비정규직, 여성, 고령자, 정년연장 등 세대·계층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공약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여성 관련 공약으로 ‘여성가족부·여성할당 폐지’가 포함되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선동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4월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는 필라델피아 선언(1944)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노동의 가치는 어느 시대나 어느 정권에서나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정책공약 타이틀을 ‘노동개혁’으로 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노동은 결코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노동을 일자리 또는 고용으로 이해하거나 국한 시켜 경제 하위 또는 부속 개념으로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노동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영역이다. 노동을 경제의 하위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초기자본주의의 근대시민법의 소유권절대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으로 역행한다는 것이고, 이 경우 대한민국의 사회적 정의는 실종될 것이다.

 

따라서, 국정과제를 수립하면서 ‘노동개혁’ 용어를 사용해선 안되며,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7불 정책」1)은 킬러아이템으로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새정부의 노동사회정책에 대응한 한국노총의 운동방향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정책 공약이 우편향적으로 인수위원회를 거쳐 그대로 또는 사용자단체 주장과 결합되어 새정부의 국정과제화 되더라도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국회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입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회에서 야당 동의 없이는 입법 및 예산 처리가 힘들고, 노동 킬러아이템을 일방적으로 꺼내 들 경우 노사관계 불안과 노정간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져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기초에 노동정책을 일방·강행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회적대화는 절차상 과정 관리기구로 그 역할이 축소되어 탄력을 잃거나 명목상 유지하겠지만, 노동유연화를 시도·추진하기 위한 채널로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법정 협치구조로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대선 승리로 국민의힘이 5년 만에 행정 권력을 획득함에 따라 5월 10일 새정부가 발족한다. 대결과 갈등, 분열의 정치로는 작금의 복합위기를 헤쳐나가기는커녕 더 큰 상처를 남기고 공멸하게 된다.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은 물론 노동사회진영과 협치와 사회통합을 달성해야 하고 이는 필수 요소이자 최우선 과제이다.

 

한국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2022년도 운동 방향(개입과 견제를 통한 공세적 사회대전환 추동)을 변화된 정치환경을 고려하여 재검토하고, 수정하는 논의를 시작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공약에 반노동정책이 상당하므로 새로운 노정관계 정립을 위한 한국노총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무게중심을 투쟁에 두는 활동기조로 옮겨갈 것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또는 행정부가 주관하는 또 다른 사회적대화에는 신중히 접근하되, 사회적 통합적 관점에서 사회적대화는 국회가 주관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와 함께 5월부터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로 일상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이동과 집합의 제한에서 벗어나 대중활동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정상 배치하고 전개해 나고자 한다. 우선 새정부 국정과제에 반노동정책이 포함되거나 새정부 출범 이후 일방적인 반노동정책의 시도가 감지될 경우 한국노총은 투쟁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돌입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활동기조에 맞추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현장 임단투와 6·7월 최저임금 투쟁, 하반기 전국노동자대회 등의 사업을 배치하고, 조직적 역량을 집중시켜 새정부 하에서 한국노총의 대내외 위상 제고와 조직적 단결을 도모해 나갈 것이다.

 
<미주>
1) △직무‧성과 임금체계 도입을 위한 절차 합리화(집단동의 절차를 해당 부문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노동시간 : 선택적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1년 이내,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연장근로시간 총량규제, 특례업종 확대(스타트업,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무단 사업장 점거 등에 대해 엄정한 법 적용 및 공정한 노사관계 확립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최저임금 차등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개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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