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새정부의 노동정책에 대응해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되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기로 했다.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성과급적 임금체계, 사업장 점거 쟁의행위 제한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장활동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국노총은 16일 오후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제93차 중앙집행위원회 및 2022년도 제2차 중앙정치위원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새정부의 노동정책에 대응한 한국노총 운동기조와 활동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및 제도 개악 분쇄를 위한 활동계획(안)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논의경과 및 향후 대응방안 등을 보고했다. 중앙정치위원회에서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한국노총 출신 출마자 현황을 보고하고, 방침은 각 회원조합 및 지역본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새정부의 노동정책 대응 관련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전반적으로 선택근로 정산기간 1년까지 확대, 연장근로시간의 총량규제,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및 직무성과급적 임금체계 도입 등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로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관련해서는 “올해 최저임금은 불평등 양극화 해소와 물가 급등에 따른 노동자 서민의 생활안정 차원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현실화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 제도 개악 분쇄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물가폭등, 불평등 심화 ’올려라! 최저임금’>을 최저임금 인상 활동 타이틀로 제시했다.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새 경사노위 위원장 임명 시까지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심의는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시간 규제완화 등 새 정부의 노동법 개악 움직임을 저지하고, 현행 타임오프제도의 근본적 문제 개선을 위해 제도개선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면위가 종전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이전되자 정부는 조정역할을 기피하고, 공익위원들도 정부의 방관하에 노사합의만을 종용하는 등 노사합의가 없으면 어떠한 결정도 하기 힘든 심의구조로 전락했다”면서 “사측은 타임오프 심의와 무관한 파업시 대체근로 전면허용 등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며 논의를 지연·기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유명무실화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입장 변화가 없을 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활동 중단 등의 결정은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 인사말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회의에 앞서 김동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노동계 현안이 산적해 있고, 새정부가 출범한 중요한 시기에 내부 결속을 다지자”며 “어려움과 위기를 단결로 극복해 가자”고 말했다.
한편, 기타토의에서는 건설노조 관련 “늦지 않게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소집해 성명·공문 내용대로 단호하게 조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노총은 4월 25일 공문과 2차례의 성명에서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의 조합비 횡령 및 사적 유용 등의 의혹에 대해 진병준 건설산업노조 위원장과 집행부의 총사퇴와 함께 조직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통보했다. 조직정상화 내용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규약에 따라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전국건설산업노조를 한국노총에서 제명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