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가사노동자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강력 처벌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강력 촉구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40대 남성이 가사노동자 호출 앱을 이용해 여성 가사노동자를 자택으로 부른 뒤 수면제를 먹여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처럼 가사노동자가 성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피해 방지 대책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상담할 창구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국노총,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인천여성연대는 26일 오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가사노동자 성추행 사건 강력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은 평생 트라우마에 남을 끔찍한 일을 겪었음에도, 불이익을 받을까, 신고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여전히 불안한 일터에서 노동을 하며 삶을 견디고 있다”면서 “재판부는 강력한 처벌로 사회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발단에는 극심한 정보불균형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가사도우미의 사진을 앱에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가사노동자들은 이용자 정보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집안 내부 구조도, 집에 누가 있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고립되어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인사말 중인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또한 “가사서비스 업체와 정부는 ‘중개’라는 말 뒤에 숨거나 노동자의 안전대책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플랫폼기업의 노동자 보호조치 강화 ▲가사노동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즉각 적용 ▲가해자에 대한 엄정 수사와 강력 처벌 ▲가사노동자 성희롱 피해 전수조사 ▲가사노동자 안전관리매뉴얼 및 보호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직업, 장소를 떠나 일터는 모두에게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면서 “특히 가가호호 방문으로 사적영역이 곧 노동현장인 가사노동자의 안전을 더욱 엄격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사 중인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김 상임부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모든 가사노동자가 안전하고 정당한 처우를 보장받는, 그날까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나아가 가사노동자노동조합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성희롱피해상담센터 1566-2020)과 한국가사노동자협회(1588-9091)는 가사노동자 피해 신고창구를 개설해 가사노동자의 성범죄 및 인권침해, 부당한 처우나 노동환경에 대한 상담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