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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우수하다는데 왜 민영화가 진행될까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강석화 위원장을 만나다

등록일 2020년10월30일 10시33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019년 12월 23일 광주광역시의회 회의실. 당시 이곳에서는 생활폐기물 처리에 있어 효율성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었다. 그런데 토론회 내내 혁신 모델로 언급된 도시가 있었는데 바로 대전광역시였다. 대전시의 인구는 약 147만 명. 광주시보다 2만 명 더 많다. 반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에 대한 처리비용은 대전시가 광주시보다 70억 원이나 적었다(대전시 397억 지출, 광주시 467억 지출).

 

인구는 2만 명이 더 많은데 쓰레기 처리 비용은 오히려 70억 적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이에 대해 신수정 광주광역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전시가 100% 출자한 대전도시공사는 전국 유일무이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소각·매립 일괄처리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생활폐기물 처리를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고 안정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해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한국지방정부학회가 조사한 ‘광역자치단체 환경서비스의 효율성 평가(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에서도 대전시는 가장 효율적이고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게 뭐랄까. 아이러니하게도 대전시는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대전도시공사의 생활폐기물 처리업무를 민영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전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대전시는 왜 굳이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려는 걸까? 연합노련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강석화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상을 알아보자.

 

강석화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현재 대전도시공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L2015년 한 민간업체가 대전시를 상대로 ‘폐기물처리사업계획 부적합처분 취소 소송’을 냈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는 대전도시공사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업무 독점권 유지는 위법하다고 선고합니다. 이 판결로 인해 대전시에도 민간업체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죠. 대전시는 이번 기회에 청소업무를 대전도시공사가 아닌 5개 구청 자율에 맡긴다는 계획이고요. 하지만 이건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겁니다. 이미 대전시는 6개 민간업체에 생활폐기물 처리에 대한 인허가권을 내줬어요.

 

 

방금 대법원이 대전도시공사의 독점권을 부정했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법률적 보완을 통해 현 상태를 유지할 방법은 없을까요?

 

5개 구청에서 조례로 대전도시공사를 폐기물처리업 대행자로 지정한 뒤 수의계약을 하면 지금처럼 대전도시공사가 폐기물처리업무를 전담할 수 있습니다. 5개 구청장 역시 동의해 주셨습니다. 나아가 대전시가 이 방안을 거부하더라도 5개 구청이 합자 형식으로 환경공단을 설립해 운영하겠다는 의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과 대전광역시의 입장은 어떤가요.

 

노동자 동지들은 대전도시공사뿐 아니라 혹여 환경공단으로 전환된다 해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동지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이 안정적으로 승계되기 때문이죠. 나아가 공공성 확보와 효율적인 일괄처리시스템이 유지되니 노동조합은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대전도시공사의 전액출자자이자 실질적 운영주체인 대전광역시는 “구청의 권한이다” “구청 업무 영역이다” “행정안전부의 지침이 없다”면서 아무 역할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엄연히 시민들로부터 자치권을 부여받은 지자체가 행정안전부의 지침이 없다는 핑계로 수수방관하는 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죠. 만약 근시일 내 대전시와 5개 구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연스레 경쟁입찰이 진행되고 결국 민간위탁업체가 공공부문에 들어오게 될 겁니다. 이러한 과정은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쟁입찰이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는데 대전광역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는군요. 혹시 그럴만한 다른 이유가 있나요?

 

최종 결정권자인 허태정 대전시장의 민영화 추진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그가 유성구청장으로 재임 시절 구청에 직고용됐던 가로청소노동자들을 민간위탁업체 소속으로 전환시켜버린 사실이 있죠. 하수처리장도 지금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고요. 작년 이맘때쯤엔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서울지하철 9호선을 민영화했던 장본인을 임명합니다. 우리가 속한 대전도시공사 사장에는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낙하산 인사를 내정했어요.

 

이렇게 되면 민영화에 대한 얘기를 해봐야겠네요. 생활폐기물 처리에 대한 민영화는 업무효율성 증대와 예산절감 같은 긍정적 효과가 있나요?

 

공공 환경정비에 있어 민간업체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우선 불법투기 폐기물을 단속할 권한이 없어요. 불법투기를 현장에서 발견해도 방치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주민들과 갈등이 생기게 되죠. 기상변화나 여러 행사에 따른 관리와 처리도 중요한데 이건 수시로 변하는 부분이라 신속성과 사전 대비가 필요해요. 그런데 계약을 통해 업무가 고정된 민간업체는 대응력이 낮을 수밖에 없죠.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공공서비스의 질이 낮아집니다. 민간위탁업체는 이윤추구를 우선시하므로 비용절감을 위해 노후화된 장비나 시설은 지금처럼 바로 교체하지 않아요. 폐기물 수집·운반에 대한 효율성도 눈에 띄게 저하됩니다. 노동자들 역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각종 사고에 노출되는데 만약에 다쳐도 이게 민간업체 재계약 문제와 맞물리면서 산재처리도 어렵게 됩니다. 노동자를 허위 등재해 인건비를 횡령하거나 엉터리 원가산정, 각종 비용 부풀리기 등 수많은 비리가 발생하는 건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비일비재한 사건이죠.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는 현재 대전도시공사와 임단협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대전시청 앞에서 민영화 중단을 위한 천막농성을 석 달 가까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전시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431명의 동지들은 단호한 결의로써 파업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하겠습니다. 이 가열찬 투쟁 대오에 한국노총 동지들의 단결과 전폭적인 연대의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김승훈(한국노총 조직강화본부 부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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