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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완화와 양극화 해소, 노동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자

불평등 양극화 해법찾기 토론회

등록일 2020년03월20일 13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총선을 앞두고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불평등 양극화 해법 찾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2월 4일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사회주체로서의 노동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노동시민사회진영의 강고한 투쟁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의 인사말에 걸맞게, 교육, 사회보장제도, 노동정책 등 사회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히 소득보장, 사회서비스, 교육과 관련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월간 한국노총 3월호에서는 토론회에서 논의되었던 바를 동지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성공의 덫에 빠진 한국 복지국가

 

토론회에 참석한 윤홍식 교수(인하대 사회복지학과)는 ‘이게 복지국가냐? 한국사회정책의 개혁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대표적 국가인 한국이 현재는 자살률, 합계출산율, 노인빈곤율, 불평등과 빈곤, 노동시장의 양극화, 성불평등 등 국민의 삶의 질이 다양한 측면에서 사실상 최악의 국가를 못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부터 짚었다.

 

이는 그동안 한국사회성장을 견인해 온 대기업 중심의 조립형 수출주도성장체제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한 것과 더불어 1987년 직선제 쟁취 이후 자유주의 및 권위주의적 보수권력이 계속 유지되면서 노동운동의 권력자원구조가 취약해지고 노동시민사회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 등 다양한 사회·정치·경제구조의 문제로부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성공의 덫’이라 표현한 것은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성장을 추진해왔던 동력이 21세기 들어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사회정책분야는 어땠을까? 한국은 그동안 ‘최소주의 사회정책’이라는 전략을 취해왔기 때문에 복지발달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어왔다. 공사영역 내 복지가 오히려 안정적인 계층에게 더 많이 집중되는 ‘역진적 선별성’, 복지총량에 대한 ‘확장성의 제약’이 걸린 복지국가가 되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지적이었다.

 

이에 토론자로 참석한 황병래 건강보험노조 위원장은 양적으로는 사회보험제도가 놀랄 만큼 확충되었으나, 국민들에게 보장되는 범위가 아직 부족하거나, 인식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공민규 국민연금노조 위원장도 경제성장을 통해 사적 방식으로 복지수요를 해결하려는 개발국가형 복지제체라는 역사적 경로로 인해 공적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의존도 및 신뢰도가 낮게 되었고 국민연금 또한 매우 뒤늦게 도입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부전략 마련을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해소의 기반 만들어야

 

윤홍식 교수는 해결책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부분과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사안들을 정리해서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① 당분간 사회지출의 확대를 통한 가계소득 증대(소득증대가 내수로 연결되기 위해 주거의 공공성 확보 전제) ② 취약한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고려한 보편성 확대 ③ 사회보험과 비사회보험의 균형적 확장 추진 ④ 단기적 현금지원 프로그램 확대 ⑤ 사회서비스와 같은 공공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세부정책으로는 △실질적 실업부조 도입 △사회서비스원 법제화를 통한 공공일자리 확충 등의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대 △필수의료의 공공성과 공익성 보장 등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요구 △회원제 통합재가서비스 개발 및 국공립요양시설 확대 등 존엄한 노년기를 위한 장기요양보장 정책 △경사노위 연금개혁특위 다수안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 개혁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즉각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당장 노동시민사회진영 내에 큰 이견이 없는 사안들이기에 공동의 총선정책요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며, 추가로 강조되거나 추가될 부분이 있다는 점을 토론으로 짚었다. 첫째로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확충에 대한 강한 정책적·행정적 조치가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돌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장기요양, 보육 등 사회서비스부문에 있어 아직도 국공립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하기에, 이용자와 가족이 믿고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지방정부간 협력을 통해 공공인프라 확충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둘째로는 공적연금 중심의 노후소득보장강화다. 국정과제로 설정되어 있으며 2018년부터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된 공적연금개혁에 관한 부분이 여전히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기초연금을 모든 노인에게 지급, 1년 미만 계속근로기간 노동자 퇴직급여 보장 등 공적연금 전반의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후소득보장강화 3법(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국회가 개정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셋째, 전 국민에게 ‘시간’의 권리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생애안식년보장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을 제기했다. 흔히 우리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누구에게나 아주 똑같이 주어진 중립적인 것으로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실질적 시간은 사회규범이나 정치적 결정, 경제적 자원의 격차 등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1) 즉, 정치경제적 자원을 많이 가질수록 실질적 시간활용에 대한 접근이 쉽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기본소득과 결합, 불평등 완화와 시간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 현실적 아이디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석재은 교수2)의 아이디어를 차용, 생애안식년보장제도를 도입해볼 수 있다. 주경제활동참가시기(만 20~59세) 사이의 시민이 원하는 시기에 1년을 선택하여 신청, 정부는 월 8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다.


종합토론에 참석한 김진석 교수(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는 현 정부와 대통령이 약속한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교육, 소득, 젠더 등의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본적인 인간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사회복지정책들을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짚어냈다. 또한 이를 위해 노동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실현가능한 문제해결책을 같이 고민한 만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복지를 포함한 삶의 문제가 선거의 중심의제가 되고, 복지, 교육, 고용 등 정책중심의 정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1) Cohen, Elizabeth. 2018. The Political value of Time. 최이현 역. 『시간의 정치적 가치와 불평등에 관한 분석』. 바다출판사.
2) 석재은(2018). “기본소득에 관한 다양한 제안의 평가와 과도기적 기본소득의 제안: 청장년 근로시민 기본소득이용권”, 「보건사회연구」 38(2), pp.10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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