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우정노조는 6월 20일(목) 오후 3시 30분, 대전 한국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19일 유명을 달리한 당진 우체국 故 강길식 집배원의 사망원인이 부검결과 뇌출혈인 것으로 밝혀졌다. 뇌심혈관계 질환은 장시간 중노동, 스트레스 등으로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2018년 7명이었으며, 2019년에도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5명의 집배원이 뇌심혈관계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정노조 이동호 위원장은 “故 강길식 조합원이 담당했던 배달구역은 집배 인원 결원 발생시 나머지 집배원이 배달 몫을 나눠 담당하는 겸배가 일상화 됐던 곳”이라며, “장시간 노동과 겸배 근무 등이 강길식 조합원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우정사업본부는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동호 위원장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집배원의 간절한 외침을 계속해서 저버린다면 우정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7월 9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적자만 탓하지 말고 하루빨리 인력충원을 해서 집배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완화시켜줘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우정사업본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책임 있게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약속했던 사항들을 반드시 이행하고 집배노동자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노총은 우정노조 총파업에 맞춰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정노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故 강길식 조합원의 아내는 “우리는 주말부부였지만 평소에 남편이 일이 너무 많아서 한 시간 반 거리인데도 한 달에 한번 집 에오기도 힘들었다”며 “매번 주말마다 5분이라도 잠을 더 자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은 유언도 없이 죽었지만 남편과 같은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남편이 남기고 싶은 유언이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우정노조는 집배원 과로사 근절을 위한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 쟁취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전국 245개 지부 1인 피켓 시위, 청와대 앞 전국 지부장 결의대회, 전국 지역본부 순회 집회 등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또한 6월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완료하고, 우정사업본부가 노사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7월 9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