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동자의 건강권 침해 및 실질임금 감소 불러 올 것"
'노동자 생존권 위협하는 불법 카풀 영업 금지'
최근 택시노동자 故최우기 동지 분신 사망 및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김용균 노동자 사망 등 노동자의 죽음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과 이성경 사무총장은 12월 27일(목) 오전 국회에서 김학용 국회 환노위 위원장에 이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잇달아 간담회를 열고, ‘산안법 개정안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은 택시 카풀 문제,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자 고용안정,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 최저임금, 노조법 및 ILO핵심협약 비준 등 노동관련 요구안을 전달했다.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주52시간 노동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줄어들게 하고, 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탄력근로시간제는 경사노위에서 논의를 통해 명확한 대상 업종구분과 초과노동에 대한 확실한 임금 보상 및 장시간 연속근로 금지를 통해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노동부의 탄력근로시간제 조사결과 실제 시행하고 있는 곳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측에서 탄력근로시간제를 합법적으로 초과수당을 주지않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주영 위원장은 최저임금 관련 “최저임금 산입임금을 통상임금으로 간주해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의 임금체계는 기본급을 낮춰 시간외 수당을 적게 주기 위한 것으로 포괄임금제 또한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주한미군한국인노동자 관련 “한미 방위금분담금 협상시 한국정부가 한국인노동자에 대한 인건비를 현행 75%에서 100% 부담하면 인사권과 함께 고용안정도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은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로 인한 임금 손실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 할 것”이라며 한국노총 의견에 대해 동의하고, “탄력근로시간제 관련해서는 어떤 경우든지 노사 당사자들이 판단해서 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법에 의해서 제한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김학용 위원장은 주휴수당 관련해서는 “현재 기본급이 적고 각종 수당이 많은 복잡한 임금체계를 일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주휴수당이 없어지면 17%정도 임금 삭감이 이뤄져 노동자들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삽입해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결정시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고용률 지표를 가지고 계량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다만 경기상승국면에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하강국면에는 최저임금을 내리는 방향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통상임금 범위를 동일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의 뜻을 표했다.
김학용 위원장은 택시 카풀 문제 관련 “카풀서비스는 선의로 시작한 제도이나 악의로 끝나고 있는 상황으로 우선 택시노동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줘야 하고, 이를 세금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면서 “20일 택시 집회때도 발언했듯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옛 친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히고, 현재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 “낙엽 줍기, 빈강의실 불끄기 등 한두달짜리 질 안좋은 일자리만 늘리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김주영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안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할 것”이라며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찾고,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원청의 책임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소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용균법 통과를 위해 정의당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면서 “김용균 어머니가 3일째 국회 환노위 복도에서 산안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 중인 참담한 현실에 대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그와 관련된 투쟁에 정의당은 함께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김주영 위원장은 “탄력적근로시간제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사회적대화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최저임금 관련해서는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내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은 고사하고 뒷걸음질 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택시 카풀문제는 노동자의 생존권과 시민안전에 관련된 사항으로 현재 택시노동자의 처우가 열악한 상황에서 대기업에서 있는 일자리를 없애는 꼴”이라며 “노동자가 먹고 사는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이에 대해 윤소하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는 정의당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중인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관련 “현재 최저임금이라는 단어가 마치 죄인처럼 돼버렸지만, 소득주도성장에 앞서 이익공유, 하도급법 등이 선행내지는 병행됐으면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최소화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카풀문제 관련 윤소하 대표는 “카카오에서 20%의 수수료를 메기고, 조수석 에어백 설치, 응급처지 교육 등 안전에 관한 대책도 부족하다”면서 “이와 더불어 택시 사납금 폐지와 완전 월급제로 시행으로 택시노동자의 복지가 향상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윤소하 대표는 주한미군한국인노동자 관련 “방위비분담금이 조단위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 임금은 자주권과도 관련 있기 때문에 한미 방위비문담금 협상 전면에 이 문제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우)과 이성경 사무총장(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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