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노련 소속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위원장 최철순)은 정부의 일방적인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진 전력산업의 민영화가 발전산업 위험의 외주화의 원인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노조는 "故 김용균 노동자의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발족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가 지난 19일 제시한 권고안을 정부가 즉각 이행하라"며 노동안전을 위한 필요인력 충원과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지난 8/20 청와대 앞 기자회견 모습>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가 제시한 권고안을 보고 발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충격과 분노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故 김용균 노동자 사고의 핵심은 발전 5사의 발전정비 사업 외주화와 민연화에 따른 원-하청의 책임회피, 하청 노동자에 대해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발전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1급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 비소, 벤젠, 카드뮴을 흡입하며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암물질에 대한 작업환경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 모두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조위 조사결과 10년여 간 발전소 재해의 95%가 하청노동자들에게 집중돼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노동자가 일하는 현장의 위험이 방치된 채, 산업재해가 여전히 은폐되고 있다는 현실도 확인되었다. 故 김용균 사고 이후에도 회사의 압력에 산재처리를 하지 못한 건수가 6건이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로 제보되었다는 사실도 충격이다.
이처럼 원·하청 실질적인 위계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발암물질로 가득한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2013년 발전정비산업 민간경쟁체제를 만들었던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사의 전력산업의 민영화, 위험과 책임의 외주화 정책은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이에 한전산업개발노조는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가 제시한 22개 권고안들이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하청 구조를 개선하는 것부터 한국사회의 법, 제도를 개선하라는 것까지 故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발전산업 현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한국 사회의 열망을 모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죽음의 외주화 상징이 된 발전소를 기준으로 하여 근본 대책을 집행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전산업개발노조 최철순 위원장>
특히 연합노련과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은 "정부의 민영화, 외주화 정책은 즉각 철회하고 발전산업의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할 것과 정부에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 조사결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2개의 권고안의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노련은 "만약 이 같은 촉구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처지에 있는 발전산업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한다면 연합노련과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은 한국노총과 연대하여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정부의 권고안 즉각 이행을 위해 모든 법적, 조직적 수단을 동원하여 뜨거운 결의와 단결된 힘으로 대정부에 총파업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전산업개발노조는 이러한 투쟁의 의지를 모아 확고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양대노총 소속 발전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2019년 8월 31일, 토요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중단! 노무비 착복 근절! 직접고용 쟁취!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